길을 떠나다~/갤러리카페 하.바.나 43

비올레타

한 달전, 근처사는 남친를 만나러 온, 러시아에서 온 소녀 비올레타이다.언어교환앱에서 몇달 만나 직접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 소녀와 남친은흔히 말하는 요즘같지 않는 두 젊은 친구들이다.마음이 너무 착하고 여려 이 험한세상 어찌 살아낼까 걱정이 되는건,단순히 부모맘이라서가 아니라, 착한것을 착하게만 보지 않는,사기,피싱,폭행,기만,살인..24시간 자신의 먹잇감만 찾아 헤메는 하이에나보다 못한인간들이 난무하는 세상에, 적당히는 약아줘야 살아남기에..인간세상 적응에 대한 염려이다.어반스케치 수업시간에 참여한 비올레타는자신만의 스타일로 슥슥삭삭 자유롭게 스케치를 잘 해 나가는데,그림에 꽤나 소질이 있어 보인다. 사교성 좋고, 마음씨도 이쁜 이 커플이 잘 되었음하는 바램이.

하이볼 파티

맑은 어느날 저녁,루프탑 - 유난히도 화려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노을에 대화도 멈춘채 자동적으로 시선은 서쪽하늘로 고정. 중년의 단골손님이 묻는다. 저 노을을 그려 보는게 어떠냐고?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기에 이 모습은 神의 영역으로만 남겨두기로. 주로 주말에만 혼자 방문해 거의 책속에만 빠져 사는 그 손님은 또 묻는다. 人生에서 가장 좋았던때가 언제냐고?? NOW 돌아가고 싶은 젊은날이 있냐고? NO

어반스케치 직장인반

태풍이 지나간 덕분에 모처럼 서늘한 바람에 맑은 하늘, 요즘 보기 힘든 상쾌한 날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어반스케치 직장인반으로 구성된 햇살반이 루프탑에 한창인 장미축제를 하자 잡아 놓은 바로 그날- 미처 챙기지 못한 스승에 날겸 파티란다. 좋은 날, 내 영혼을 갈아넣은 이 손바닥만한 정원의 이것저것 쑤셔넣은 각종 꽃들과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모처럼 즐거운 시간. 오.늘.만.같.아.라

독일장미들~ IN ROOFTOP 그리고, ...

빙고 메이들란드 헤르초킨 크리스티아나 폼포넬라 로젠그레핀 마리 앙리에트 In rooftop ~ 모처럼 공기가 맑다. 언제부턴가 내 하루의 기분은 오로지 그 날 공기의 질에 달려있으니.. 아침에 눈뜨자마자 가장 먼저 체크하는 공기상태- 폰 스크린 화면이 파랑색이면 내 기분도 파랑 이전엔 듣도 보도 못한 공기질 최악 블랙모드- 절.대.나.가.지.마.시.오 종일 우울모드다. 겨우 반세기 조금 더 살았는데, 급격한 기후변화에 놀랍기도하고 적응도 힘들고.. 부모로 사는 건 더 복잡하고 더더 힘들고.. 그 날 이후, 그 눔의 꽃 한다발에 두 주가 지나도록 일상 틈새로 남아 있는 서운한 앙금. 남들에겐 그 흔해빠진 카네이션 한 송이쯤도 욕심이였나? 그 의례적인 감사합니다" 문자 한마디는 보내오겠거니도 욕심이였나? 코..

목단이 피기까지~

이른 봄, 잎보다 꽃망울을 먼저 맺어, 미처 알아보지 못한 내가 장미 전정을 하다 꽃망울 두개를 부러트리고서야 소스라치게 놀라 매일 관찰하던 이 목단이 피기까지 .. 성별이 뭔지 모른체 복중 태아를 품었다 출산한 산모의 마음, 그 기쁨과 다를바 없는 희열이다. 내가 바랐던 흰색, 예상했는 쌉쌀하게 강한 향기. 동영상은 물론, 카메라 셔터를 수없이 눌러 순간을 담아보고.. 매일 매일 루프탑에 올라 홀로 느꼈던 탄성을 어찌 표현할 수가~ 세 그루를 심어 겨우 한그루 건졌다. 돈 몇만원을 잃어 버리는 것은 아깝지 않으나 식물 한그루 사서 살리지 못하고 보내는 심정이 애석하기 짝이 없다. 내년은 붉은 목단을 곁에 심어 보리라고~

오산천의 봄~

언제부턴가 내 머릿속에 박혀버린 벗꽃하면 떠 오르는 미세먼지시즌. 올해도 공포스런운 불청객은 여지없이 찾아와, 실내로 바람 한 점 못들어오게 문 꼭꼭 걸어 잠그고 2주를 넘게 날 실내에 가두어 버렸다. 눈,목,폐까지 전해지는 매케한 통증으로 인내심이 극한에 다다를때쯤, 모처럼 내린 비로 일찌감치 카페문을 닫고 나선 오산천 산책길~ 가족,연인.. 삼삼오오 작은 음악회까지 열리는 오산천 벗꽃봄맞이 나온 사람들로 붐비는데 모처럼 생기가 돈다. 이전엔,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던, 지극히 소박한 일상을 자꾸 잃어가고 있는 것이 너무 두려워진다. 어린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 진다.

봄맞이

유난히도 길고, 추웠던 지난 겨울, 수년동안 함께하던 반려식물 몇몇개는 냉해로 떠나 보내기도 했고, 식물들을 살리자고 밤낮 가동했던 라지에타로 한 달 내내 판 커피값은 전기세로 고스란히 납부하기도 했던 겨울이다. 봄이 오길 기다르느라 내 목이 기린이 된 느낌인데 날짜 감각을 잊어버리고 산 지 꽤 오래된지라 3월이 된줄도 미처 몰랐다. 급한 마음에 남사로 달려가 지난해 구입하지 못한 줄장미 자스미나와 사계장미 세 그루, 흑명자나무 두 그루, 인동초. 한정된 장소문제로 자제 또 자제해가며 한동안은 내 눈과 마음을 즐겁게해 줄 송엽국, 설란, 칼랑코에.씨크라멘. 요녀석들을 몇개만 장바구니에 담아 이내 꽃시장을 떴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주말 내내 실내에 있던 화초들을 밖에 내어 놓으니, 특히 내가 좋아하는..

겨울 한 복판에서~

유난히도 춥고 혹독한 올 겨울~ 눈도 잦고, 최강 한파도 잦고, 카페 수도가 얼까 매일매일 수도꼭지 점검에 노심초사 나같은 소시민들에겐 당근 여름이 낫지~" 조금만 더우면 또 변덕을 부릴 마음이 그 새 여름을 그리워하고~ 고드름,고드름,수정 고드름~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여름에나 어쩌나 맛 볼수 있었던 아이스크림 하나에, 세상 다 얻은듯한 행복감에 빠졌던 유년시절~ 겨울이면 처마끝에 달린 고드름을 까치발로 뚝뚝 따서 누가누가 더 긴가 내기해가며 아이스크림인양 함께 아작아작 깨물어 먹던 동무들~ 쌓이는 눈 치우기에 급급해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퇴근길에 무심히 눈에 들어 온 이 고드름이 나도 잊고 살았던 내 유년시설을 파고든다. 이 맘때면, 고드름 주렁주렁 열린 고향집 양지바른 처마끝 아래서 뒷방 윗목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