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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단이 피기까지~

이른 봄, 잎보다 꽃망울을 먼저 맺어, 미처 알아보지 못한 내가 장미 전정을 하다 꽃망울 두개를 부러트리고서야 소스라치게 놀라 매일 관찰하던 이 목단이 피기까지 .. 성별이 뭔지 모른체 복중 태아를 품었다 출산한 산모의 마음, 그 기쁨과 다를바 없는 희열이다. 내가 바랐던 흰색, 예상했는 쌉쌀하게 강한 향기. 동영상은 물론, 카메라 셔터를 수없이 눌러 순간을 담아보고.. 매일 매일 루프탑에 올라 홀로 느꼈던 탄성을 어찌 표현할 수가~ 세 그루를 심어 겨우 한그루 건졌다. 돈 몇만원을 잃어 버리는 것은 아깝지 않으나 식물 한그루 사서 살리지 못하고 보내는 심정이 애석하기 짝이 없다. 내년은 붉은 목단을 곁에 심어 보리라고~

어반스케치 재능기부~

새 봄, 새 학기. 내게도 뭔가 새로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해 낸 아이디어- 어반스케치 재능기부. 당근마켓을 통해 모아진 대부분 동탄맘들로 구성된 열명 화요오전반, 수요오후반 두개반을 개설하고 시작한지 한달째~ 최종 목표는 일년후 갤러리카페하바나에서 어반스케치 동호회 전시를 여는 것! 생각보다 인기가 좋아 수요오전반 한 개반을 더 개설중이다. 수다에 진심인 주부들의 공통점을 백분 활용할 수 있어 좋고, 주 관심사에 그림이라는 공통분모가 두 시간 내내 서로 공감하고 즐길수 있으니 이 걸 어찌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욕심에서 해방되니 참 고맙고 행복한 시간이다.

오산천의 봄~

언제부턴가 내 머릿속에 박혀버린 벗꽃하면 떠 오르는 미세먼지시즌. 올해도 공포스런운 불청객은 여지없이 찾아와, 실내로 바람 한 점 못들어오게 문 꼭꼭 걸어 잠그고 2주를 넘게 날 실내에 가두어 버렸다. 눈,목,폐까지 전해지는 매케한 통증으로 인내심이 극한에 다다를때쯤, 모처럼 내린 비로 일찌감치 카페문을 닫고 나선 오산천 산책길~ 가족,연인.. 삼삼오오 작은 음악회까지 열리는 오산천 벗꽃봄맞이 나온 사람들로 붐비는데 모처럼 생기가 돈다. 이전엔,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던, 지극히 소박한 일상을 자꾸 잃어가고 있는 것이 너무 두려워진다. 어린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 진다.

돈키호테 구본수

기억도 가물가물한 그 때 그 시절~ 조용필이후 처음있는 일인것 같다. 팬텀싱어 시즌3에서 오페라의 유령중 Music of the night를 부르던 구본수님에 남성 베이스 파트에서 특히,뿌리째 흔들리는 내 감성은 첫소절에서 훅~ 두번 다시 올것같지 않았던 그렇게 또 한번의 짝사랑은 시작되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렇게 매혹적이게 사로잡는 목소리는 두 번 다시 못 만날것 같다. 넓고, 따뜻하고, 깊고도, 포근하고.. 이 후 몇번이고 본수님의 공연을 보러 가려 했으나, 단, 몇분안에 sold out되는 표를 구하기란 인터넷 예매가 어둔한 내겐 하늘에 별따기. 아쉬운대로 인*그램 팔로우하다 드디어 찾아 온 기회에 대체 무슨 용기가 났을까~ 인증샷 남기겠다고 뛰쳐 나갔던..? 내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

황계동산의 봄~

정원수 심은지 5년차가 되가니. 이제 제법 제모습을 갖춰가는 중이다. 목련,홍매화,홍도화,명자나무,조팝나무, 라이락,황매화, 왕보리수, 왕벗나무.. 그 중에 원픽은 생각지도 못했던 왕보리수 나무. 빨리 자라고, 열매 또한 너무 탐스럽고, 빈틈없이 빽빽하게 열리는 작고 하얀 꽃망울이 그 중에 으뜸이다. 시내가 가장 잘 내려다 보이는 정원 한귀퉁이에 트레이드마크로 심은 왕벗나무는, 이 다음에 옆지기와 나란이 잠들 수목장 할 생각으로 심은 나무라, 볼때마다 애정이 남달랐는데.. 마음이 자꾸 왕보리수로 가는 변덕을 부린다. 어떠랴~ 그 때가서 바꾸면 되지~!! 올 봄도 여지없이 극심한 가뭄에 새로 심은 복숭아 나무가 뿌리 내리지 못할까싶어 주말마다 물을 주고 돌보러 오는데.. 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침이면 눈..

길을 떠나다~ 2023.03.29

봄맞이

유난히도 길고, 추웠던 지난 겨울, 수년동안 함께하던 반려식물 몇몇개는 냉해로 떠나 보내기도 했고, 식물들을 살리자고 밤낮 가동했던 라지에타로 한 달 내내 판 커피값은 전기세로 고스란히 납부하기도 했던 겨울이다. 봄이 오길 기다르느라 내 목이 기린이 된 느낌인데 날짜 감각을 잊어버리고 산 지 꽤 오래된지라 3월이 된줄도 미처 몰랐다. 급한 마음에 남사로 달려가 지난해 구입하지 못한 줄장미 자스미나와 사계장미 세 그루, 흑명자나무 두 그루, 인동초. 한정된 장소문제로 자제 또 자제해가며 한동안은 내 눈과 마음을 즐겁게해 줄 송엽국, 설란, 칼랑코에.씨크라멘. 요녀석들을 몇개만 장바구니에 담아 이내 꽃시장을 떴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주말 내내 실내에 있던 화초들을 밖에 내어 놓으니, 특히 내가 좋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