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들/꿈을 그리다~

그 해 여름 저녁, 툰드라

마린블루 2023. 2. 2. 17:50

 

정방 12호가량 나무판. acrylic

 

오산천에 산책을 하다 무심히 눈에 들어 온,

바람결에 흔들리는 수양버들 한 두가닥 느낌만 살짝 표현하려 했다. 

의도대로 나오질 않아 뭉갰고, 큰 붓으로 가을 자작숲 느낌만 남기려 했으나

고목나무 숲이 되어가는 것을 다시 뭉갰고,

정말, 이번엔 무심한 길 한 가닥 내어놓자 해 놓고..

비워내는 일이 이렇게도 힘든가~

 

손 가는대로 느낌 가는대로 그리고 보니,이 곳은.. ..

피오르가 많은 노르웨이 북쪽에서 오슬로로 가는 길에

하루종일 넘었던 툰드라의 여름저녁.

준비해간 패딩이 무색했던 2018년 그 해 여름,

선풍기조차 없는 현지인들도 당황해 어찌할바를 몰랐던, 북극권에 가까운 온도가 28도.

빙하는 이미 녹아 높은산 곳곳 매마른 상체기만 남아있고,

수천년 얼어있던 툰드라의 땅이 녹아 쉽사리 볼수 있었던 플로팅지대와

처음 보는 야생화들~

극적인 풍광에 숨이 막힐 정도였으나

지구온난화 심각성을 눈앞에 목격하고 염려가 앞섰던 툰드라~

내 의식속에 꽤나 깊이 자리했었던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