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블루 2013. 7. 20. 09:50

 

 

 

 

 

 

 

 

리도섬에 도착하니,

이미 석양이 뉘웃뉘웃 지기 시작 해~ 리도섬 입구는

무라노.부라노완 전혀 다른 동남아에 온 듯한 분위기다~. 베니스 영화제도 이 리도섬에서 열린다고!!

물갈이로 고생하는 고슴이는 두 개의 섬을 도는 동안, 하루 종일 물만 마시고..

평소에도 참새 모이만큼 먹는 막내 엄지는.. 그 입에서 배고프다 소리 좀처럼 듣기 힘드니..

점심도 허접하게 먹은 나만.. 갑자기 허기져 오기 시작해 하늘은 빙빙도는데..

 두 딸을 설득해 베네치아의 비싼 물가에 큰맘먹고 자리 잡은 레스토랑의 노천 테이블..

모처럼의 든든한 스테이크를 자를 수 있단 기대감에  웨이터를 불러

스테이크와 스파게티.. 합 2인분 주문을 하니,

1인 1식 이라며 여지도 없이 단호히 NO~!! 라는 거절과 함께

자리를 비워 달란 무례한 답만 돌아 온다~

허기와 함께 갑자기 밀려오는 극도의 스트레스~!!

 

 

 

 

 

 

결국..

5유로 짜리 이 햄버거를 사들고,,

벤치에 앉아 한 입 베어 무는데 왜 설움이 복받쳐 오는지..

애써, 짜디짠 햄버거와 함께 꾹꾹 눌러버린 설움..!!

결국, 소금덩이 햄버거의 고기는 간신히 허기만 면하고 쓰레기통으로~!!

 

 

 

 

 

 

 

 

 

 

 

 

 

배 고파서 눈물이 날 지경인데..

딸들은..

...

 

일찌 감치 낮 달은 떠 있고..

 

 

 

 

 

 

 

 

 

 

 

 

 

 

 

 

리도섬에서 스테이크를 자르겠단 꿈은 산산히 부서지고

섬 입구에서, 그렇게.. 쓰린 감정의 흔적만 남기고 이내 떠버린 리도섬..

지는 석양은 더없이 아름다운데..

식후경이란 말만 내 머릿속에 맴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