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1~
추 억 여 행 1~
2년전 늦가을, 진작에 가려던 수학여행이였다~
여행을 얼마쯤 남겨놓고, 여행을 추진하던 벗를 불시에 보내고, 우리 모두는 그 친구 영정앞에서 할말을 잃었고,,
그 이후로 누구도 감히 수학여행을 언급하지 않았다~
촬영에서 앨범까지,,
카메라를 담당해 달라는 회장의 부탁을 받고, 난감하기 짝이 없었으나 거절할 수도 없는 일이였다~
2등가라면 서러울 의리로 이끌어 온 초등 동창회가 오늘이 있기까지
앞,뒤에서 물심양면으로 희생하고 있는 많은 벗들이 있음을 알기에...
턱하니 기부금을 내 놓을 형편도 못 되고,,
뒤에서 굳은 일 도맡아 할 그릇도 못 되고,,
미약하나마, 내가 할 수 있는 보잘것 없는 재주를 보태잔 생각으로~!
고성능 망원,광곽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로 일주일을 멀다하고 출사를 전문으로 다니는 사진반 동기들처럼,
여행할때 외엔, 난 사진를 제대로 찍어 본적이 없어
이 작은 미러리스로 해 낼수 있을지 막막해 진다~
영주역~ 1시반 강릉행 열차,
이 시골까지 뿌연 미세먼지가 유난히도 심하던 날~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없는, 바람처럼 가버린 그 친구의 빈자리에 휑하니~ 가슴이 아려온다~
다시금,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인것처럼 살자고~!
다소 들뜬 모습으로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드는 모습을 보자니, 얼굴엔 무심한 세월의 흔적은 역력하나,
표정만큼은 40년전, 수학여행을 떠나던 흥분된 그때의 그 모습 그대로다~
박스마다 바리바리 싼 음식들~ 기차 여행중 먹을 음식들이란다~
저마다 보따리 하나씩 손에 들고 플랫폼을 들어서며,
기차를 기다리는 잠시를 참지 못해,
계란을 까먹고, 목청높여 수다를 떨고, 별것 아닌 일에도 박장대소 웃음꽃이 터지고,,
남들 눈엔, 다소 교양없어 보일 수도 있다~
남들 눈엔, 촌스럽기 짝이 없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상관하지 말자고~!
우린, 철부지 열 세살~! 타임머신을 타고 오늘은 온전히 40년전, 그 때 그 모습으로~!!
이 친구들~
어느새 내 어릴적 울 아부지의 뒷모습을 닮아 있어~ ㅠㅠ
우리는 단짝~!!
낙산사 근처 편션~!
여전히 미세먼지의 매케함 사이로 실려오는 싱그런 봄바람 내음에 검은 밤바다가 일렁이는 소리~
바베큐가 익어가는 냄새에 여기저기서 술잔을 기울리는 소리~
하아~하하" 숨 넘어갈듯 자지러지는 목청 큰 경상도 가시나들의 웃음소리~
술기운 탓인지 "ㅆ" 발음도 심심잖게 들리는 머슴아들의 투박한 소리~!
이 밤,
내게 이 달달한 행복을 주는 그대들이 있어 진정, 아름다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