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터키

카파도키아 1~

하늘,바다, 그리고 나 2016. 6. 21. 19:07













카 파 도 키 아 1~





지난밤 죽은듯이 잠을 잤다~ 새벽에 언뜻 빗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몇일, 평소에 먹지 않던 아침을 건하게 먹어서인지 위에 부담을 느껴

아침은 토마토와 오이 몇조각으로 위장에 간단히 신고식만 하고, 비상 식량으로 삶은 계란 하나를 챙겼다~

애플 호텔에서 바위산 허리를 뱀처럼 휘감겨진 비탈길을 내려오면서

비몽사몽간에 멀어져가는 아마시아와의 작별인사를 고하고 얼마간 달렸을까~ 

오른쪽 창밖으로 선명한 무지개가 떴다~

어린 시절에나.. 한국에선 최근 몇 십년은 본 적이 없는 무지개다~

공기중에 떠있는 물방울이 태양빛을 받아 반원 모양의 일곱빛깔로 나타난다고..

과학적인 원리 같은건 잘 모른다~다만,

달,별,노을,무지개..그것들은 아직도 내게 어릴적 그대로의 이상향으로 남아 있어~


마시아를 떠나 카파도키아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매끈하고 너른 평원에  감자.옥수수.밀과 야생화들~ 들녁 지천인 보라색 꽃이

크로아티아 들녁에서 봤던 그 라벤다일 거란 추측이 점차 확신으로 변했고,

우리네 들에선 볼 수 없는 올리브 그린색은, 정물 배경으로 백처리 할때 선생님이 주로 쓰시던 

 gray + green + white 의 조화, 바로 그 색상과  꼭 같아~


목초지 곳곳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떼나 소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한가롭고 평화롭다~





























수천만년전, 

화산재가 오랜 침식작용을 거치면서 기이한 모양을 만들어 냈다는 카파도키아~

로마의 탄압을 피해 찾아든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면서 지상과지하 동굴을 파고

4세기부터 1923년 터기 공화국이 탄생할때까지도 살았었다고~

미로처럼 이어져 있는 동굴안에는 주방, 우물. 교회,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돌문~

종교의 힘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이다~


온통 기이한 모양의 괴석들과,

제대로 된 나무들을  찾아보기 힘든 황량한 땅에, 6월의 태양이 이글거리는 카파도키아의 오후~

보기에는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운 터키 정통 항아리 케밥이라는데, 난, 영~ 입맛을 잃고 있었다~

















































우치 히사르 마을~















얼떨결에 탄 사파리투어에 이 젊은 친구~

처음엔, 장난으로 조금 하다 말겠지 했다~ 매끈하고 멀쩡한 길을 놔두고, 험한 길을 오르락 내리락~

앞차와는 밖을 듯 말 듯~ 차는 낭떠러지로 떨어질 듯, 말듯 급브레이크를 잡고,

요란한 음악에 맞춰 차 몸체까지 위, 아래로 춤을 춘다~

 창문위 손잡이에 얼마나 힘을 줬던지 어깨가 빠져 나갈 듯~

목에 걸린 카메라는 몸을 이리 치고 저리 치고, 쓴 모자는 돌아가 방향을 잃고 머리는 이미 산발~

난 두통에 콩알만해진 심장까지,, 바깥에 펼쳐지는 카파도키아는 시야에서 흐릿흐릿~

적잖은 돈 주고 뭐하는 짓인지 후회 막급인데~

두 여잔 내가 엄살인줄만 아는지,, 리듬에 맞춰 소리까지 질러가며 이 녀석을 더 부추기고,

도중에 내려, 다른 일행과 차를 바꿔 타려 했으나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싫어도 함께 묶여가야 하는 이 상황만 아니라면,

패키지 여행의 장점이 훨씬 많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