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1~
대 마 도1~
여행은 계획하고 준비하는 재미가 반이라지만,
때론, 이렇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파도에 휩쓸리듯 떠날때도 있다.
솔직히 말하자만, 여행가자는 제안을 유독 거절하기 어려워 하는 지병에..
여행"이 사람 관계를 얼마나 껄끄럽게 만들수 있다는 건
이미 충분히 경험했음에도, 또 덜컹 NO가 아닌 YES를 하고 말았으니~
떠나는 날에서야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여행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최소한, 짧디짧은 이 봄을 어영부영하다 그냥 보낼수 없다는 생각 하나로..
케리어를 끌고 싸늘한 밤공기를 갈라가며
횡한 고속도로 한 가운데로 나서는 길은 처음인지라 낯설기만 한데..
자정에 어린아이까지 동반한 중년여자의 용기가 대단키만 하다.
새벽이라 뿌연건지~ 미세먼지로 뿌연건지~
바다 건너 뿌연 시야로 들어오는 다리는 여기가 비로소 부산임을 짐작하게 한다.
화면으로 자주 봤던 매우 익숙한 저 다리는 생각해 보니 첫 대면인데,
아마도 부산의 영도다리..
1시간쯤 걸리는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45키로 보다 먼
서울에서 부산까지 밤을 달려 온 탓에 정신은 몽롱하고
열개쯤은 되는 검색대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99.9%가 한국인인 여행자들에 대한
지문검색과 경직되고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인물사진까지 찍어야 하는,
대마도의 개입국심사에 스물스물 짜증과 상한 자존심이 몽롱한 정신에 믹서 되는 중인데~
적은 양에 따끈한 우동국물,내게 딱 맞는 지극히 일본스런 밥상을 접하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발을 들여 놓는 첫 느낌부터 별 기대할 게 없음은
더런, 놀라울 정도의 여자만의 촉으로 이미 다가오고..
두어시간 때를 놓친 동백 군락의 트레킹 코스를 돌아
지극히 대마도스런 온천탕에 잠시 노곤한 몸을 담그니, 현기증과 갈증이 급 밀려오기 시작한다.
자판기에서 뽑은 맥주 한캔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이 섬에서 유일한 숨은 보석같은 해변가를 홀로 걷는 여유를 잠시 가져본다.
내가 사는 땅에서 최근 보기 힘들었던 맑은 하늘,
살가운 바람. 푸릇한 초록향기. 기미 좀 생기면 어때~ 맘껏 고개를 들어 받는 눈부신 햇살까지..
미세먼지로 부터의 탈출~!
그것만으로도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