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기 산~
스위스 국경을 들어서면서
높은 산 좁은 길, 지형은 눈에 띄게 달라지고, 국경 진입로가 하나인지 많은 차량들로 꽉 막혀 있다~
4시 반 기상, 5시 반 출발인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라는 가이드의 안내가 있는걸 보면, 관광 대국임을 실감하고~
인간이 만들어 놓은 언어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운
맑고 청명한 하늘아래 부시도록 호수, 그 호수가로 사람이 산다기엔 너무 말끔한 집들,
산허리에서 뻗어 내려온 초원위의 풍경까지..
내내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던 내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고~
제발~~~ 간절한 기대를 저버리고
운무인지, 안개인지, 리기산에 오르자 세상것을 온통 뿌옇게 모두 가려버린다~
기차로 오르는 바로 전역까지만 해도
루체른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도록 청명 했었는데..
먼 길 찾아온 손님에게 이 무슨 심술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무속 초원위에 생존 본능처럼 납작 엎드린 노란 민들레 군락에
이미 내마음은 천국에 온듯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처음 만나는 절벽위에 하얀 밥풀떼기 같은 요 귀여운 녀석들은
단번에 한번도 보지 못했던 에델바이스라는 것을 직감한다~
하늘은 시간이 촉박한 이 여행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행여나, 운무가 걷혀 줄까 한참을 절벽에 서서 간절한 맘 담아 기다려 보지만,
리기산은 쉬이 알몸을 드러내 보일질 않고!
빠르게 흐르는 구름 사이로 저 아래 미니어쳐 같은 집들과 산 허리를 휘감는 실뱀같은 도로와
아주 짧게나마 언뜻 눈을 맞주친 것으로 우리의 만남은 만족해야 했다~
속절없이 엄지가 했던 그대로 민들레 하나 꺽어
뿌연 허공에 대고 겨우 인증샷 한장 남기고.
아마도, "여유자적하게 다시 오니라" 리기산이 내게 주는 메시지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