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31

알마티

일행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우리의 명동쯤으로 되는 알마티 중심가에서남은 현지동전을 어디에 쓸까 고심하던중에전자 기타를 치는 이 미소년의 연주에 작게나마 가장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관중의 박수소리에 에너지를 얻는것을 알기에,조금 오버액션으로 힘차게..더 오래..박수를~~~늙은 이방인의 행동에 조금은 민망한듯, 어색한 미소로 감사의 눈길을 보내준다. "좋아하는 음악 부디 오래오래 하고 살기를~" 응원하고. 돌아가는 길이 5시간쯤, 비교적 짧은 비행이라 다행이다.이전에는 여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었는데..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이코노믹클래스 이용에 점점 불편함이 느껴지고,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 부담없이 비지니스클래스 정도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여행에서 돌아와..

중앙아시아 2023.09.15

알마티 침블락

카자흐스탄의 구수도였던 알마티를 들어서면서 확연하게 자본주의의 돈 내음이 여기저기서 나기 시작한다.정돈된 도로, 고급 자동차, 현대적인 건물, 사람들의 옷차림...원유 생산으로 갑자기 부유해졌다는 알마티.지난 보름간, 우리가 지나온 우즈백과 키르키스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17일, 짧지 않는 여정이다.  떠나오기전,오랫동안 고생해온 다친 이 발목과 요통으로 걱정이 많았는데여행내 잘 버텨준 내 발목이 너무 고마워 보고 또 보고..지금처럼만 버텨주길~룸메의 투정을 잘 받아 주다가, 식사중 사소한 것에 과하게 까칠을 떨어여정을 겨우 삼일 남겨두고  결국엔, 한바탕 언쟁을 벌였다.두번 다시 아는체 말자고! 방만 같이 쓸뿐, 밥도 따로, 여행도 따로따로 타인처럼..한 시간도 못가 내 눈치..

중앙아시아 2023.09.13

카자흐스탄으로 1

샤론계곡  키르키스탄에서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는 일은 보라색 라벤다로 보이는 야생화가 지천인 넓은 평야에 엉성하게 설치돼 있는철조망 옆,작은 막사에,딱딱해 보이는 구소련의 냄새가 물씬나는 푸른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여권에 붉은 직인 하나만 찍으면 패스.경직된 제복과는 달리 그 속에 숨은 표정이 앳되고 꽤나 부드럽다.                     지형이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꼭 닮은 샤론계곡 -키르키스탄 기후와는 너무 달리 매우 뜨겁고 건조하다.강열한 내리 쪼이는 태양은 정수리를 구워 삶을듯이 뜨겁고,세상에 존재하는 색은 단 하나 - BLUE샤론계곡으로 가야하는 내 시선을 하늘이 자꾸 방해하는데..이렇게 아를다운 샤론계곡이, 많은 여행자들에게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 의아하다.아직은 여행의 ..

중앙아시아 2023.09.07

알틴알라산

이렇게 위험한 길인 줄 미리 알았더라면 알틴알라산-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것이다.바퀴가 탱크만한 구소련때 쓰던 이 트럭을 타고, 비포장돌길에자칫 잘못하면 수백미터 비탈진 계곡으로굴러 떨어질것 같은, 아슬아슬 그 좁디 좁은 길을 달려 무려 2시간을 넘겨 달려 온 길이다. 알고나니 내려갈 길이 더 까마득해 진다.텐샨산맥의 설산으로만 덮힌 텐트란뜻의 팔랏카봉이 보이는 곳까지 가는몇몇 전문 여행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으나우리는 알틴알라산 2500m지점  여기까지만.수시로 비를 뿌리는 변덕스런 날씨탓에 더 올라가는 건 무리다. 동생으로 보이는 아이& 할머니와 함께 능수능란하게 말을 달리는 유르타에 사는 현지인같은 한 소년은 쇼맨쉽이 뛰어나다.카메라를 향해 포즈도 취하더니 보란듯이 비탈길로 말을 달리는데,척박한 산중..

중앙아시아 2023.08.30

카라콜 2

카라콜 시내에서 하룻밤을 자고, 스키장 리조트로 숙소를 옮기는데,이렇게 시설이 큰 스키장 리조트에 비포장도로에 소형 밴만 들어 갈 수 있는 길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깜짝 이벤트를 해 주겠다는 대장님 말씀에 아무 준비도, 기대도 없이 긴긴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해발 3040미터 정상.카라콜은 멀리 까마득하고, 구름위에 선듯, 냉기가 온 몸을 엄습하는데 갑자기 비까지 뿌린다. 가져간 스카프로 온 몸을 다 감싸도 이 한 여름에 온 몸이 얼어 버릴 듯,도망치듯 내려오는데..발 아래 지천인 야생화가 뒤 늦게서야 눈에 들어온다.

중앙아시아 2023.08.29

카라콜 1

제티 오구스  키르키스탄의 꿀은 설탕보다 흔하다는데,심지어 꿀맛까지 훌륭하다. 내가 지금까지 먹어 본것중에 최고.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양봉을 주 업으로 사는 현지 농민들~대장님이 살뜰하게 가격 흥정을 하는데,그냥 제 값 다 줬으면 싶은 맘이다.양봉을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농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1,2리터 한병에 9천원쯤- 무게 때문에 겨우 세병 사 들고 온것이 아쉬워~ 일곱마리의 황소란 뜻의 제티 오구스 붉은 바위 아래로 빙하가 녹아 내리는 물소리가 언덕 정상까지 요란하게 들린다.        이동거리는 길어지고, 여행 후반기를 접어들면서  실버들의 메너는, 그나마 근근히 지켜오던 이성의 껍질이 벗더니,본성이 스물스물 올라오는데.. 기절할 노릇이다.식당에서.. 호텔에서..다른 사람들 아랑곳하..

중앙아시아 2023.08.29

알타이산

숲 입구에 들어서자마자산 중턱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가문비나무가 참 인상적이다.수시로 내리는 비로 습도도 높고, 숲길이 많이 질퍽해서행여, 발목을 다시 다칠까이름도 어려운 제튀오구스폭포까지 트레킹은 가지 않기로 하고,일행들이 올라가는 사이 우린, 숲에서 야생화나 탐색하며,망중한을 즐기기로 했다. 가문비나무와의 키재기, 소들의 배설물내음이 살짝 섞인 초록 풀내음,유년시절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유르타에서 나는 연기와한 팀인양 소떼들과의 망중한도 굿!

중앙아시아 2023.08.24

러시아정교회

세계에서 유일하게 목조로 지은 러시아 정교회                이슬람 종교를 가진 중국인들이 지은 유일한 중국풍의 이슬람사원이다.  '건물, 자동차, 도로상태,시장..우리네 70~80년대초 경제 상황을 연상케 하는 시설들이다. 재래시장,레스토랑에서도 요리와 서빙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10대 중,후반쯤으로 보이는 앳된 아이들~표정은 여기 자연만큼이나 때 하나 묻지 않은것 같은 맑고 순수한 미소를 지녔다.이 재래시장에서 서민들의 전통음식인 아슐람푸냉국수는 배가 불러 살짝 맛만 봤는데, 우묵가사리같은 면에 차가운 육수는 시큼.거리,건물,간판 여기저기 구소련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고,사람들은, 동아시아계인 몽골이나 우리나라 사람과 매우 흡사하다.

중앙아시아 2023.08.24

스카스카 계곡

죽어서도 신분의 차이, 돈이 있고 없고 차이는 극명하다.마을안에 있거나 마을과 바로 인접한 공동묘지들은,묘지라기보단, 유적지처럼 보인다.돔으로 모스크형태의 지붕에 블루타일로 만든것도.. 붉은 사암이 개미굴을 닮아 마치 다른 행성같은 스카스카계곡.                  호텔에서도 보이는 텐샨산맥의 만년설~텐샨산맥 - 너를 보고자 여기까지 왔노라~!

중앙아시아 2023.08.16

송쿨호수 2

옆 유르타에서 머무르는 두바이에서 온 가족들은,말을 타 본 경험이 한 두번은 아닌듯, 말 위에 몸을 가뿐히 얹자마자 초원끝을 향해 어린아이,어른 할 것없이 내 달린다.최근들어 급격히 둔해진 내 균형감각에 행여라도 말에서 떨어지면 어쩌나~고심고심하다 겨우 말에 올랐는데, 열살베기 내 마부는그런 날 눈치챘는지~살금살금. 낯선 이방인을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이 넘 사랑스럽다.마음같아선,말 엉덩이 채찍질 한번 해 가며,저 초원을 멋드러지게 내 달려보고도 싶었는데..딱, 오늘 하루만, 아니 이 순간 여기서만,청춘이고 싶다는" 턱도 없는 꿈을 꾼다. 이 송쿨에서, 나는 이름모를 야생화와 에델바이스가 지천인 경이로운 자연만 보았는데,룸메는 말똥만 눈에 띄었다 한다.                   해발 3000미터 -..

중앙아시아 2023.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