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가족여행 87

와우정사

세번째 방문이다. 국내에선 보기드문 형태의 사찰이다 무엇보다도 가깝고, 방문할때마다 새롭고 신선한 와우정사. 원숭이, 코끼리, 작은연등, 십이간지동물,오백나한석불... 유달리 동남아 방문자들을 많이 찾는 이 곳~!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아서 공덕이 쌓인다는, 마니차를 돌리는 정성 0.2%와 바램 99.8%로 짧은 기도를 드렸다. 올해안에 부디 엄지의 결혼소식을 듣게 해 달라고.. 내가 휴무일인 매주 월요일이면, 이번 주는 뭐 할거냐?고 묻는 남편은 마치, 엄마의 일요일을 기다리는 어린아이같다. 이전엔, 친구, 언니, 지인들과 보내던 날들을 이제는 남편과 보내는 휴일이 가장 편안하고 좋으니~~~ 내곁에 남을 유일한 한사람은 배우자뿐이라는 사실을 안, 불과 몇전전부터 내가 빨리 철들어 참 다..

산막이 옛길

이번 겨울 동남아 한달간 여행이 리더의 건강문제로 취소되고, 대안으로 예약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이집트 여행도 취소됐다. 은퇴후 짜 놓은 계획이 다 어긋나는 바람에 룸메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라 급조로 가을바람이라도 쏘이자고 떠난 산막이 옛길. 인생이 예정대로 흘러만 간다면서.. 운전도 눈에 띄게 어눌해 져 먼길 운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고, 예약이니, 짐 꾸리는 것조차 귀잖아 졌다. 후보에 올랐던, 지리산 둘레길,제주,강화를 다 돌아 개인사정으로 쉽니다" 카페앞 안내문구 하나 딸랑 남기고.. 급히,당일로 갔다 올 수 있는 이 곳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농부의 농심이 보이는 무 밭 눈길에 자꾸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 한장 남겨보고. 조선중기 을사사화로 귀향간 노수신의 귀향지 수월정을 지나~ 감..

동해>>경포

탁트인 오션뷰 맛집인 옥계휴계소. 젊은 남녀의 달콤한 데이트가 방해될까 봐 얼릉 전망대를 내려 왔다. 아무도 의식하지않고, 머리가 아닌 가슴이 움직이는대로.. 신이 만들어 놓은 음양의 조화대로 자연스러운 이 행위가 참 부.럽. 다~ 이 생에서는 내게 도저히 불가능한. 홈쇼핑에서 예약해 뒀던 동해비치호텔 오션뷰는 아니지만 깔끔하고 가성비 좋고. 요즘 부쩍 아침잠이 줄어들었다. 아침 6시- 평소때라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이다. 흐린 날씨에 일출보는 기대는 접고, 경포호수 산책을 나섰다. 이름을 알려고 들지도 않았다.경포호에서 동해쪽으로 운전해 갈때마다 스카이라인을 가려서 너무도 밉상이던, 볼품없이 두개의 콘크리트건물 위, 타 나라의 호텔을 흉내내 만든 수영장이 있는 디자인감각 1도 없는 이 호텔 ..

삼척 환선동굴 >>

예고도 없이 지나오는 길에 이정표를 보고 무작정 들른터라 모노레일 이용하는데 2시간 가까이 걸린다기에 환선동굴까지 걸어 가기로 했다. 바깥기온 아직 33,34도를 오르내리고, 50m쯤 오르다 쉬다를 반복해 겨우 오른 환선동굴. 총 길이 1,6km 생각보다 넓고 동굴 내부의 기온 11도에서 14도 아주 서늘해서 여름엔 피서하기 딱. 기대이상이다.

무섬마을

긴긴 코로나가 있었고, 부모님이 다 떠나고 안계시니 고향"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졌고, 이런저런 상처와 아픔이 있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접어뒀었고.. 꾀나 오랫만의 방문이다. 동문 체육대회를 핑계로 오랫만에 친구들도 보고싶었고, 얼핏이나마 고향마을 얹저리를 지나는데, 허리 한번 제대로 펼날없이 아버지가 일구던 논밭, 늘 앉아 쉬던 마을 어귀 정자와 두 분 나란히 잠들어 계신 뒷동산 언덕베기- 저 세상가서도 끔찍한 아들 사는 집 내려다보고 계시니 행복하시냐"고 깨워서 물어도 보고 싶다. 돌아가시면 안 찾겠다는 약속 지금껏 잘 지켜오고 있으니~ 잘하고 있는건가? 매정한 못된 딸년인가? ㄴ 무섬마을- 한 번쯤은 묵어보고 싶었던 곳이다. 머리를 이곳저곳 부딪쳐가며 두명 돌아 눕기도 어려운 작은 문간방에서 어찌어찌..

슬기로운 은퇴생활

지난 33년, 오로지 집에서 일터로, 일터에서 집으로.. 가장"이라는 무게로 앞만보고 달려온 남자다. 그다지 큰 융통성도, 배짱도 없고, 딱히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남들보다 큰 재능이나 언변도 없고, 작은 체구로 성실" 고것 딱 하나로 버텨온 세월이다. 애썼다! 수고했다! 참으로, 고생 많았다! 딸들에게 첨으로 받아본 용돈& 꽃다발에(앞으로 종종 좀 해라!!)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 순도 100% 순수남이다. 은퇴 2주차 - 얼리버드형인 그 남잔, 아침마다 내 아침을 준비하고, 이 것도 직장이라고 내 출퇴근을 시켜주며 처음으로 세탁기 돌리는 방법도 터득하고, 청소와 집안일을 알아서 도맡아하며, 냉동고 안이 지저분하니 어쩌니~ 가끔 잔소리에, 아주 가끔은, 사소한것에 발끈& 똥고집을 부리가며.. ..

홍수 장가가던 날~

꽤나 오래된 인연이다. 명색이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났는데, 전화론, 늘 거침없이 내 이름을 친구처럼 부르던 아이. 오랫동안 먼 나라 유학가서도 잊지 않고 일년 한 두번은, 안부전화를 주던 아이. 첫월급을 탔다며 맛있는걸 사 주겠노라고 몇년만에 불쑥 연락해 온 아이, 어느날 지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은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결혼해도 괜잖을 여자인지 부모 인사시키전, 미리 봐 달라고 얼토당토 안하는 부탁을 해 온 별스럽고도 특별했던 아이. 그렇게 성장과정을 지켜본지 20여년만에 여기까지 왔다. 전염병이 창궐한 이 코로나 시국에, 한정된 초대인원안에 대가족인 친지 초대 자리도 모자랄판인데, 메인 가족석 옆에 내가 가족이라며 우리 부부의 자리를 마련해 뒀다. 때론, 너무 부담스럽고.. 고마운 인연이다. 핑계삼아..

안목항>>오죽헌>>원주여행

인테리어며 카페며,이전엔 기본지식 1도 없는 백치에 가까웠기에 지난 4개월이 캄캄한 터널을 지나온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인테리어와 기타 잡다한 준비기간을 끝내고 겨우 한숨을 돌리며, 일이라고 벌려 놓았으니 앞으로 시간내는 일도 쉽진 않을 터~ 오픈전 바람이라도 쏘이고 올 요량으로 급히 마음을 먹고 길을 나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태풍이 한 두번은 지나가는 9월 이 즈음. 하늘을 더할 나위 없이 맑고 높고 깨끗하고.. 여길 수없이 지났어도 이 전망대 한번 들려 볼 생각을 못했다니.. 썬글라스로, 마스크로, 다 가린 상태라서 쎌카셔터를 거침없이 누를 용기가 마구 솟았다. 인생에 고단함이 묻어난 주름의 방향, 깊이도, 웃고 있지만 세파에 찌든 얼굴도, 가꿔도 봐줄까말까한 나이에 분칠하나 하지 않는 창백한..

금성대군신단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에 하바나 인테리어 공사로 내 육즙과 영혼을 갈아 넣고 있던 여름의 한가운데.. 세상의 재미있고 많고 많은일들 중에 평생 일 밖에 모르던 한 사람이 세상과 작별했단 소식에 내고향 영주로 향했다. 남은 사람들이야 아픔이 클테지만, 떠난 사람에겐 생로병사의 고행에서 자유로워졌으니 어쩌면 세상과의 이별만으로도 천국일수도~ 분명한건, 죽음이 결코 슬픔 100만은 아니란 사실이다. 매번 부석사 가는길에 지나치기만 했던 소수서원과 금성대군신단. 아직은 때묻지 않는 청정지역 이 곳~ 밤공기는 한여름답지 않게 냉랭하고, 하늘은 청명하기 그지없다. 집안 경조사란것이 옛이야기로 화기애애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한상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거나, 허접한 얘깃거리로 다람쥐 체바퀴돌듯 하고 또 ..

이천 이진상회

어느날 자고 일어나 보니, 자세마저 꾸부정한 중년의 남자가 서 있다. 세월의 흔적 고스란히 느껴지는 꾀제제한 중년의 여자도.. 이렇게 고마울때가.. 참 다행이다. 마스크로 다~가릴수 있어서.. 한입거리 밖에 안되는 빵한조각에 5천원 훌쩍 넘겨 순대국 한그릇 값이라며 선뜻 빵한조각 주워담지 못하는 남편. 촌스럽긴!! 이건 분위기로 먹는거야" 면박을 주긴 했지만, 내 속내도 별반 다를바 없었다. 무질서하고 난잡한 조형물들과 두서없는 건물 배치들이 참 아쉬운 이진상회. 지나가는길에 바람쐴겸 딱 한번만 들러 볼만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