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12

모레노 빙하 2

빙하투어라기에,스키장갑.발토시,패딩잠바에 모자까지 바람한점 들어갈 곳 없이단단히 챙겨입고 길을 나섰는데.. 잠바, 장갑, 목도리.. 차례대로 벗기 시작했다.바람도 없고 햇볕도 따사롭다 못해 따갑고,심심잖게 반바지에 탑까지 입은 젊은 외국인 여성들은 볼 수 있었는데,이런 기온에, 여기가 빙하를 볼 수 있는곳이라곤 믿기질 않는다.얼음덩이가 녹지 않는게 도리어 이상할 정도다. 쿵~! 따닥~!여행자들이 다 놀랄만큼, 빙하가 갈라지고 내려앉는 굉음수준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분 단위로 들린다.68년부터 빙하가 녹기 시작해 2008년부턴 가속이 붙어서 지도가 확연히 바뀐안내판을 볼 수 있었고, 이 수준이라면 10년도 못가서 내 손주 세대는빙하를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볼 수 있다는게 명백한 사실..

남미여행 2025.04.29

모레노 빙하 1

아침 9시; 모레노 빙하를 가기위해 호텔앞에서 현지투어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다.엘 칼라파테는, 엘찰튼과 다를바없이 현지인보다모레노빙하를 가기위한 여행자들이 더 많아 보이는데,몇대의 승합차가 여행자들을 태우고 우리 앞을 지나가고서야 우린,투어 승합차에 올랐다. 젊고 밝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젊은 현지 여자 가이드는, 가볍게 국적을 확인하더니 영어와 스페인어로 번갈아 가며 넓은 파타고니아 국립공원이 인접해 있는 국가와 국립공원에 사는 희귀동식물을 설명을 하는데, 모르는 단어 빼고는 귀에 다 쏙쏙 들어올 정도로명확하고 똑 부러지는 그녀는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빙하가 눈앞에 가까워지면서,초록 나무숲 뒤로, 마린블루 빙하와 만년설로 덮인 바위산과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경계를 없애버린 하늘..감히 내 생전에 볼 ..

남미여행 2025.04.29

아르헨티나-엘 칼라파테

엘찰튼에서 3일을 보내고 아르헨티나 거의 끝지점인 다시 엘 칼라파테로 왔다.엘 칼라파테의 중심가를 지나 살짝 언덕에 있는 호텔은,붉은 벽 입구에 보라색 라벤다정원이 인상적이다.체크인을 하고 들어선 호텔은 입구에서부터 올 화이트벽으로맞은편에 그림 몇점이 시선을 끄는데,왠지 여기선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것 같은 예감이~ 각자의 짐을 풀고,호텔 방 앞으로 나 있는 꽤 큰 잔디정원으로 우린 약속이라도 한 듯 다 모였다.큰 미류나무 옆에 체리나무를 발견한 공명님이 따 온 체리로야생 체리 신맛에 먹는것보다 우린 가지고 노는 놀이에 빠져 있는데,매 순간,카메라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사진과 일사동체인 친구가 이 순간을 놓칠리가 없다.계절은, 초록 정원이 봄같은 여름이지만, 모레노빙하가 멀지 않..

남미여행 2025.04.24

아르헨티나 엘찰튼 2

내가 중도 포기한 라구나 또레의 목적지는,사람이 지탱하기도 어려워 두 세사람이 껴안고서 걸어야 했던,이 빙하의 계곡이였다고 한다. (친구가 찍어 온 사진중) 세계 3대 트레킹 코스중에 하나라는 피치로이.아침 8시-일행들은 아침 일찍 각자의 점심 도시락을 챙겨밤낮없이 미친듯이 불어대는 엘찰튼의 모래바람과 흐릿한 아침 날씨에도피치로이로 오르기 위해 일찍부터 숙소앞에 모였다.룸메의 점심은 오늘도 식은밥에 야채 몇가지 넣은 볶음밥과 사과,계란하나를 챙겨주고, 난 그들을 마중하기 위해 나왔다.혼자서 뭐 할거냐는 친구들의 걱정에,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며조용히 홀로 교양을 쌓아 보겠노라고" 아무렇지 않은척 말은 했지만,또레스 델 파이네에 이어, 라구나 또레 트레킹 중도포기로자존감 바닥이 된 내 기분이 정말 아무렇지..

남미여행 2025.04.19

아르헨티나 엘찰튼 1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아르헨티나 엘찰튼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가는데대략 6시간 정도 거렸다- 이제는, 이동하는데 데 여섯시간쯤 걸리는건 가볍게 껌으로~!생각보다 이층버스는 안락했으며 이동중 생경한 바깥 풍경을 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웠다.남미 여행 떠나기전, 가장 먼저 해야 일이 모든 기대를 내려놓고 출발하기.한국과 절대 비교 하지 말기. 어떤 경우의 수도 있을 수 있으니 마음을 제로로 세팅하기등..유튜브를 통해 여행자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었던터라~미리부터 마음비우기를 잘 해뒀던덕인지,긴 이동에, 항공편 변수에, 예상 못했던 상황에 짜증이 난다거나,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게 이번 여행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 버스터미널에 내려,엘찰튼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 타기전, 우린 ..

남미여행 2025.04.19

칠레에서의 마지막 날

1층은 주방과 욕실,거실2층은 더블침대가 놓인 방 두개. 작은방은 룸메가 조금 큰방은 내가 전용으로.쌀쌀한 날씨로 저녁마다 틀어 놓은 라지에터에 그 날 입은 빨래서 해서 널어두면아침엔 뽀송뽀송한 옷을 다시 입을 수 있었다.긴긴 여행중에 특히 이곳에서의 잠자리가 유독 편했었던 기억이 난다.다음날 일정에 대한 부담으로 잠을 반드시 자야하는 의무감에종종 수면제를 복용하고 자긴했지만..여행 중 세탁방을 찾아 보려도 해도, 주로 트레킹 여행을 하는 우린,시골 외곽에서 묵었던지라 세탁방조차 찾기 어려워, 매번 빨래를 해서입어야 했는데, 자신의 빨래감은 자신이 해결하고. 또레스 델 파이네 산행으로 다들 에너지 소모도 많았고,소고기가 특히 싸고 맛있다는 칠레에서의 마지막 날,우린,휴식을 위해 하루 일정..

남미여행 2025.04.18

또레스 델 파이네

이른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만들어 먹고,사실은 뭘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대게는 밥을 저녁에 미리 냄비에 해 뒀다가 아침은 있는 야채 이것저것 넣어, 볶음밥도 아닌, 비빔밥도 아닌..그 중간쯤되는 다른 양념이 없어 소금간만 딸랑 맞춰서 먹은게 다 였던터라~오늘 갈 또레스 델 파이네 왕복 10시간이 넘는 산행에 주먹밥,과일과 물 정도 도시락을 싸서 챙겨 나오기 바빴으니..랜트카로 얼마간 달려 산 입구에 도착해 내리자마자 일행들은, 마치 달리기 스타트점에 선 선수들처럼 튕겨나가듯이 산을 오른다. 그들의 평균나이는 60대 초반- 저들이 이상한 거라고. 산을 오르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을 둘러봐도 대부분 젊은층이다.마음이 조급하지도, 못 따라 갈까 불안하지는 않았다. 단지, 뒤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난,적잖이 당..

남미여행 2025.04.11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 2

또레스 델 파이네-저 세개의 돌산을 보자고 여기까지 왔나?"싶은 생각이 들었었다.어디서도 본적없는 리얼자연의 속살과 마주하는 매 순간순간그 마음과 피로는 다 잊어~ 마트에서 1키로쯤 되는 소고기를 우리돈 1만 5천원쯤에 사서,둘이서 세끼쯤 먹었는데, 남미 여행중 가장 가성비 좋았던 소고기다.우유니에서 부터 각종 스테이크만 먹었던지라,고기만 보면 소화가 안되고 가슴은 답답해지고 입맛이 뚝 떨어지는데..그렇다고 과일외엔 딱히 먹을 것도 없었다.내일 또레스 델 파이네를 가기 위해선뭐래도 먹어서 에너지를 보충해야했다.겨우 고산증에서 해방됐다 싶었더니이젠, 탈이 난 장에, 공항에서 하룻밤 노숙한 탓에, 긴긴 여정에 이래저래 에너지는 바닥나 몸은 지쳐가고,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부담과 조바심에진통제,근육이완제, 장..

남미여행 2025.04.08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 1

여행 첫날부터 내 케리어를 실종시켜세발 상의용사로 만들어 다음 날 호텔로 보내줬던 라탐항공은,이번에도 칠레 산티아고에서 예약한 비행기가 캔슬되고도 환불해 주지 않는다는 말에, 예측불허인 남미의 시스템에 적응하기란 도를 닦지 않고선 힘들 수준이였다.하는 수 없이 우린, 다시 다른 비행기를 표를 끊어야했고,긴 환승시간에산티아고 공항에서 하룻밤 노숙을 하기위해 박스를 모아 바닥에 깔고,케리어로 팬스를 만들어 노숙을 하며, 푸에노스 라탈레스까지 가야 했는데..그뿐만이 아니다.비행기는 정원을 채우기 위해 중간 정착지에서 사람을 내려주고 다시 태워 시외 버스도 아니고, 상상초월의 새로운 시스템에 할 말을 잃었고,여기 도착하기까지 34시간이나 걸렸다~난, 망가진 캐리어를 환승하고 탈때마다 항공사 직원이 내민 서류에 ..

남미여행 2025.04.05

봄맞이~그리고, 正意는 살아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손님의 발길이 뜸한지 지난해 중반부터쯤~경제도 얼어붙고,나라도 얼어붙고,사람들의 주머니는 닫히고,마음은 아직도 한 겨울.자영업자들은 코로나이후 더 벼랑으로 내몰리고,겨울, 남미여행으로 두 달여간 문을 닫았던 카페내 많은 식물들이 동사해 정리하면서 이전과는 달리딱히 마음이 아프다던가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더 절박한 문제들이 개인적으로나,사회적으로,나라에도 닥쳤으니..이까짓게 뭐 대수라고..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유난히도 긴 겨울에 진작에 남사로 달려가 사다 놓은 비올라,페추니아..각종 꽃들을 내 걸고 분갈이를 해 봄맞이 준비를 완벽하게 마친 오늘에서야...많은 사람들이 긴긴 악몽에서 깨어난듯 봄을 맞았다.단골 손님이 급히 와서 전한 한마디-이제야 다리 좀 뻣고 살것 같습니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