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

아르헨티나-엘 칼라파테

하늘,바다, 그리고 나 2025. 4. 24. 16:10

 

엘찰튼에서 3일을 보내고 아르헨티나 거의 끝지점인 다시 엘 칼라파테로 왔다.

엘 칼라파테의 중심가를 지나 살짝 언덕에 있는 호텔은,

붉은 벽 입구에 보라색 라벤다정원이 인상적이다.

체크인을 하고 들어선 호텔은 입구에서부터 올 화이트벽으로

맞은편에 그림 몇점이 시선을 끄는데,

왠지 여기선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것 같은 예감이~

 

 

 

 

 

 

 

 

 

 

 

 

 

 

각자의 짐을 풀고,

호텔 방 앞으로 나 있는 꽤 큰 잔디정원으로 우린 약속이라도 한 듯 다 모였다.

큰 미류나무 옆에 체리나무를 발견한 공명님이 따 온 체리로

야생 체리 신맛에 먹는것보다 우린 가지고 노는 놀이에 빠져 있는데,

매 순간,카메라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사진과 일사동체인 친구가 이 순간을 놓칠리가 없다.

계절은, 초록 정원이 봄같은 여름이지만, 모레노빙하가 멀지 않으니,

나만 겨울 잠바를 껴입고도 싸늘한 기운을 느끼는데..

키 큰 미류나무, 파란 하늘, 빨간 지붕, 초록 잔디정원, 그리고,지구 반대편에서 온 여행자들..

모처럼 내가 추구하는 여행같은 여유로운 시간이다.

 

 

 

 

엘찰튼에서 연일 강도 높은 트레킹에 제대로 된 식사조차 한 기억이 없다.

대충 아침을 먹고 이동한 탓에 모처럼 호사를 누리기위해

그 유명하다는 아르헨티나 소고기를 먹기위해 호텔 근처

외관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시장기를 살짝 느끼긴 했으나 딱히 입맛이 없었던탓에 우린 둘이서

스테이크 400g 하나와 셀러드 하나를 주문했는데..스테이크 한 입 베어물고

그 육즙에 눈이 번쩍 띄었다. 그렇게 연한 스테이크를 먹어 본 기억이 언제인지~

스테이크를 더 주문할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먹는 속도도 느린 내가,

혼자 남아 먹고 있을 부담에 추가 주문을 접었는데,

살짝 부족했던 스테이크에 아쉬움이 남아 다음날 맞은편 마트에서 소고기 1키로를 사서,

호텔 키친에서 구워 먹는데, 남은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히 만족했다.

 

이 호텔에서의 조식은 호텔 카페테리아에서 제공하고,

나머지는 외부 식당이 따로 있어서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었다.

호텔 외관 시설과는 달리 조식은 먹을게 너무 없어 실망스러웠는데

높은 물가로 어느정도 이해는 가나, 최악의 호텔 조식에 적응이 어려웠고,

아르헨티나에서의 모든 조식 상태가 이렇게 형편없는건 시작에 불과했다.

주방은 찌든때로 청결과는 거리가 멀었고, 써빙하는 중년의 아주머니 의상은

청소부 같았으며, 뭔가 이것저것 차려져는 있긴한데 말라빠진 빵조각들과,

신선도와는 거리가 먼 과일과 야채. 퀄러티 떨어지는 요거트와 그 흔해빠진

계란후라이조차 주문해야 겨우 하나씩 해 주는데,

살아 남기 위해서 겨우 계란후라이 하나로 조식을 떼우고..

 

여기 키친에서 만난 생김새는 한국인인데,

한국어는 전혀 몰라보이는 40전후로 보이는,,

왠지 짐작은 가나 차마 실례가 될까 물어보지 못하고 있는 내게

먼저 말을 걸어오며 네델란드로 입양된 한국인이라고 먼저 말을 건넨다.

혼자 여행하는 중이라기에 그 용기가 부럽다고 말은 했지만, 속으론

그녀가 혼자 식사를 하는 모습이 왜 그리 안됐던지..아마도 입양인이라는 선입감에..

우린, 다음날 저녁에도 키친에서 또 만났는데,

그녀가 우리보다 먼저 호텔을 떠나며 내게 남은 빵과 스넥을 건네고 가는데

그녀가 내게 건낸 건 한국에 대한 그리움일거라고" 내식대로 해석이 됐었다.

다른 외국인을 만나는것과는

다른 애잔한 감정은, 아마도 같은 핏줄이라서..

 

 

 

 

차마님은 남미여행에 그렇게 많은 변수에 골머리를 앓았으면서도

또 머리쓰는 놀이를 하신다. 상상을 초월한 인플레이션에 현지돈을 뭉태기로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도 감수하면서...

 

벽에 그린 그림이 참 인상적이였던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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