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아르헨티나 엘찰튼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가는데
대략 6시간 정도 거렸다- 이제는, 이동하는데 데 여섯시간쯤 걸리는건 가볍게 껌으로~!
생각보다 이층버스는 안락했으며 이동중 생경한 바깥 풍경을 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웠다.
남미 여행 떠나기전, 가장 먼저 해야 일이 모든 기대를 내려놓고 출발하기.
한국과 절대 비교 하지 말기. 어떤 경우의 수도 있을 수 있으니 마음을 제로로 세팅하기등..
유튜브를 통해 여행자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었던터라~
미리부터 마음비우기를 잘 해뒀던덕인지,
긴 이동에, 항공편 변수에, 예상 못했던 상황에 짜증이 난다거나,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게 이번 여행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 버스터미널에 내려,
엘찰튼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 타기전, 우린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터미널앞 멕시코 레스토랑에서 들렸는데 주문을 하면서
높은 물가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아르헨티나에서 경험하게 될
물가에 놀라는 건 그 서막에 지나지 않았는데..
햄버기 하나에 2만5천원. 콩으로 만든 스프인줄 알고 내가 주문한 메뉴는
4만원쯤~콩은 몇알, 대부분 팍팍한 고기덩어리로 맛은 매우 짜고,
처음 맛보는 향신료에 겨우 콩만 몇알 건져먹고 정체모를 스프 대부분을 남겼다. 1/27일자.
이전엔, 이름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조그만 동네- 엘찰튼.
여기에서 3일을 묵으면서 안 사실이지만,
세계 트레커들에겐 아주 유명한 마을로 알려져 있다.
피치로이를 가는 여행자들은 모두 이 마을에서 출발해야 하는 이유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우린, 마트에 들려 먹거리를 사는데,
800ml 물한병에 대략 3천 8백원쯤 했던것으로 기억난다.
과일들은 신선도라곤 찾아 볼 수도 없으며, 감자 썩은냄새가 진동하는
야채코너에서 그나마 성한 감자 서너개와 사과 그리고 양파정도.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 계란은 우리의 필수 먹거리였기에
신선도와는 아주 거리가 먼 여기저기 깨진게 태반인 계란 한 꾸러미도 어렵게 골라서.
야채 대부분은 우리네 같았으면 패기처분하고도 남을법한 상태였다.
한국쌀과 가장 비슷해 보이는 쌀과 밀가루 한 봉지도 샀다.
감자와 밀가루만 있으면 가장 간편하게 한끼 떼울 수 있는 수제비가 제격이라~!
택시에서 내려 장을 보고 숙소 바로앞에 내렸는데도
바람이 예사롭지가 않아 동네 산책이라도 하려 했으나 도저히,
그 모레 바람을 뚫고 나갈 수가 없었다.
이른 저녁을 해 먹고 아파트형 숙소에서 계엄사태로 쑥대밭이 된 한국 소식을
멀리 떠나와 안 볼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여기면서도, 숏폼으로
궁금한 맘에 슬쩍슬쩍 염탐을 해가며,한가로운 저녁시간을 보내고..
유튜브가 없었더라면 참 무료했을 시간이였다.
아침엔, 어제 남긴 밥에 있는 야채를 넣어 주먹밥을 만들고,
늘 그렇듯 과일 하나씩 챙겨 비교적 완만해 오늘은 왕복 18키로- 9시간
트레킹이라는 라구나트레킹을 무난히 완주할거라는 차마님의 말만 믿고,
의심없이 따라 나섰다. 내가 너무 느린건지? 그들이 너무 빠른건지?..
트레킹은 말 그대로 풍경도 즐겨가며 좀 여유있게 걷는게 아닌가?..
그들은, 사진을 연신 찍어가면서도 발에 바퀴를 달아 놓은듯,
엉덩이에 불이 붙은듯 앞으로 내 달리기만 하는데,
이번에는 꼭 따라붙어야 된다는 생각에 초반부터 부담 백밴데,
어찌 내 다리를 돌덩이를 달아 놓은 듯 한걸음, 한걸음 내딛기가 무겁기만 하고..
길 아래 왼쪽 계곡으론 빙하가 내려오는 희뿌연 물로,
맞은편은 빙하가 덮인 산 정상위로 넓은 구름띠가 빙하가 쌓인 정상을
보여줄듯 말듯..1시 방향으론,내일 오를 피치로이의 서너개의 봉우리가
내일 직접와서 보라는 듯, 구름에 가렸졌다가 얼굴을 내밀었다가..
아마도 라구나트레킹 목표지점의 반을 좀 넘기지 않았을까?
여기서 조금 더 간 언덕쯤에서,결국 난 전진하기를 포기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사나운 바람이였는데..
돌길을 걷기도 힘들었는데 이 체격에도 맞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앞으로 나가기도 힘들었을뿐더러, 돌길탓인지 발목 통증도 재발해 아파왔다.
대체 뭘 보기위해 이 바람을 뚫고 어디까지 가는거냐고?.. 룸메에게 짜증을 냈다.
혼자 돌아 갈 자신이 없다고 말을 하는 순간 서러움이 복받쳐 자칫 오열할뻔 했다.
왔던 길도 기억나지 않았고,그 길을 혼자 돌아 갈 엄두가 도무지 나지 않았다.
또 나만 낙오자란 생각에, 한없이 낮아지는 자존감에, 서러움이 복받쳐 왔다.
길을 돌아서며 눈물이 와락 쏟아지는데, 혹여 룸메가 볼까 앞서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행인지 아닌지, 사람도 날려버릴것 같은 귀신 휘파람같은
바람소리가 타인에게 들키지 않게 내 설움을 삼켜주고 있었다.
모자도,스카프도, 입은 잠바도 날아갈까 꽁꽁 싸메고 또 싸메고..
말없이 걷다가 얼마간 내려와 바람이 그나마 잠잠해진 곳에서 둘만의 점심식사를 했다.
룸메는 저 바위위에서 계곡을 바라보며,
난, 이쪽 바위위에서 피치로이 정상을 바라보며.
언제나 저 남자는 침묵으로 일관하는게 가장 큰 위로의 방법이니..
엘찰튼 언덕에서도
바람은 잦아들 줄 모르고, 바람에 떠밀리다시피 마을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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