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가족여행

무섬마을

하늘,바다, 그리고 나 2023. 9. 21. 16:48

긴긴 코로나가 있었고,

부모님이 다 떠나고 안계시니 고향"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졌고,

이런저런 상처와 아픔이 있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접어뒀었고..

꾀나 오랫만의 방문이다.

동문 체육대회를 핑계로 오랫만에 친구들도 보고싶었고,

얼핏이나마 고향마을 얹저리를 지나는데,

 허리 한번 제대로 펼날없이 아버지가 일구던 논밭, 늘 앉아 쉬던 마을 어귀 정자와

두 분 나란히 잠들어 계신 뒷동산 언덕베기-

저 세상가서도 끔찍한 아들 사는 집 내려다보고

계시니 행복하시냐"고 깨워서 물어도 보고 싶다.

돌아가시면 안 찾겠다는 약속 지금껏 잘 지켜오고 있으니~

잘하고 있는건가? 매정한 못된 딸년인가?

 

 

 

무섬마을- 한 번쯤은 묵어보고 싶었던 곳이다.

머리를 이곳저곳 부딪쳐가며 두명 돌아 눕기도 어려운 작은 문간방에서

어찌어찌 하룻밤은 잘 보냈다.

유명 연예인이 다녀가고 tv에도 소개 되었다고 중년 주인장의 자부심이 대단한 이 곳.

지역사회가 좁으니 그럴 수도 있긴하겠으나 내 고향마을과는 꽤 거리가 있는데

사촌까지 다 알고 있는 이 주인 아저씨와의 대화가 5분만 더 길어지면 안될것같아 더 이상  stop!

70,80세대 - 우리 시대쯤은 변화가 있을법한데도 

보수중 보수의 중심 이 경북 북부지방은,

세월이 흘러도 내 유년시절 그 때 그 사고, 정서와 별 다름이 없다.

 처음 본 손님앞에서, 정말 별 것 아닌 사모님 말 한마디에

무조건적 복종을 요구하며 큰소리를 치는,

생김새만 후덕하게 생긴 주인 아저씨 행동에 적잖이 놀라 이내 자리를 떴다.

뒤도 돌아보고 싶지 않을만큼 내겐 충격적인 장면인데..

 

 

 

 

 

 

 

 

 

오랫만에 친구들 만난다고 지난밤 자정 가까이까지

별 불평한마디 없이 차에서 기다려준 무던한 룸메가 참으로 고맙다.

 

유난히도 덥고 긴긴 장마로 다리는 유실되고,

흙탕물에 모래들이 씻겨나가 거친 자갈들만 속살을 드러낸 무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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