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마 도 2~
날씨가 좋은 날엔 수평선 너머로 부산이 보인다는 한국 전망대.
재들이 세워 줬을리는 만무고, 한국인 무슨 단체에서 세웠다는 이 곳~
전직 승무원이였다는 부산 말투에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가이드는
가이드에 대한 자부심과 대마도를 넘어
일본에 대한 역사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설명은 하는데 내 귀엔 하나도 들어 오질 않는다.
말 솜씨는 꽤나없는 이 아가씨- 핵심만 찌르면 될 말을 하고 또 하고..
생각해 보니,애초부터 내 마음의 문을 열어 놓치도 않았고,
귀는 진작에 닫혀 있었다.
역사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지만, 세뇌가 참 무섭긴 하다.
카메라 앵글로 들어오는 일장기에 본능적으로 내 불편한 시선이 자꾸 외면하려 들고..
세상에 㱄 과 白만 존재하냐고 나무라던 어떤분의 말씀이 문득 생각 나
뒤늦은 반성을 한다~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귀는 열라 했는데..
자꾸 귀까지 닫혀 버려~ㅠ
옆방 숨소까지 들리는 선착장 옆 판자집 4인 1실의 허름한 여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밤을 달려온 덕에
꼬질꼬질하기 짝이없는 이불에
몸은 절로 오그라드는 내 여행중 최악의 숙소에서
처음보는 낯선이와의 동침에도 잠을 잘 잔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숙소에 비해 깔끔하고 정갈한 아침이
어젯밤 최악의 숙소에 대한 위로가 되고..
내가 고대했던 벗꽃 군락은 아예 볼 수 없었지만,
겨우 여기서 위로를 삼아본다. 산새도, 해안선도, 나무도 주택도 별 재미 없는 대마도.
가벼운 트레킹이 목적이거나, 나처럼 안 가 본것에 대한 호기심이거나,
우리네 면단위 읍내에 불과한 다운타운의 허접한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사겠노라고 몰려드는 원주민 보다 많은 중년의 한국 사람들~
가이드 말은 편백나무가 원주민의 주 수입원이라지만,
99% 중년의 한국 여행자들이 대마도의 주민들을 다 먹여살리는 듯~
덕혜옹주 기념비가 있는 이 곳~
내 머릿속에 영화로 남았던 덕혜옹주의 잔상과 이 초라한 碑를 보고 있자니
따가운 봄볕에도 나라 잃은 공주의 일생에 가슴 한켠은 써늘해 지고~
추석때 예정돼 있던 일본으로의 가족 여행은, 대마도를 계기로
우리의 아름다운 제주로 방향을 틀었다.
긴 일본 열도 중 대마도에 겨우 발도장 찍어 놓고,
일본을 다 본냥 섣불은 내 선입견이, 장님이 코끼리 등 더듬은 겪이지만,
호감은 물론, 애초부터 딱히 일본을 여행하고 싶단 생각조차 없었던 이유가 혹여나,
태어나기 이전부터 뼈속깊이 박힌 반일 감정 때문은 아닌지~
단지, 그들의 문화에 관심이 없을 뿐이다.
나이들어서 종종 온천이나 다녀 오지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