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멀어져 가는 연화도와의 이별에 아쉬움을 안은채
마지막 배로 연화도에서 욕지도로 들어가는 배 안에서 짧은 하루 해는, 어느새
파란 하늘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어두운 밤 그림자를 드리운다~
뒤늦게서야 급하게 숙소를 예약했던터라
긴 연휴에 비어 있는 방 찾기도 어려워 선택의 여지도 없이 예약한 숙소는
혹시나 하는 기대가 네사람 딱 하룻밤만 간신히 몸을 눕혔다 가자"
역시나 하는 실망감 이상으로 안겨 줘~
딱히 먹을 곳도,, 살 것도,, 바닷가 언덕위에 판넬로 지은 헐줌한 내실과 달리
외형만 번듯한 차 한번 삐기도 힘든 팬션에서
돌게를 우려낸 국물을 챙겨온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통영시장에서 사 온 미역을 불려 끓인 국물에 진작에 바닥난 김치도 없이 숭늉과 함께 먹는 아침은
섬에서 먹는 나름 진수성찬이다~
깔끔함은 물론, 센스는 더더군다나 없어 보이는 주인 아줌마는
방을 따끈하게 해 달랬더니
밤새 얼마나 온도를 올렸는지
밤새도록 방바닥이 뜨거워 통구이 되는 줄~ 잠 한숨 제대로 못 자~
언제부턴가 가족 여행할때마다 운전대에서 밀려난 내 위치가,
벌써부터 이래선 안 되겠단 생각에 욕지도에서의 운전은 애가 하겠노라고 아침일찍 선전포고를 했다~
경사진 비탈길과 한쪽으론 아슬아슬한 바다절벽,
심장은 바짝 쪼그라 들고, 긴장감은 운전하는 발끝으로 전해져 힘이 들어가고..
괜한 객기를 부렸나 속으로 때늦은 후회를 하고..
출렁다리를 건너고서야
왜 욕지도의 명성이 먼 육지까지 퍼졌는지 실감이 된다~
너른 바위. 아름다운 절벽이 늘어진 해안의 곡선미,먼 수평선의 아스라이 먼 섬 들,
혼자서는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강한 바람이지만
그 해 여름 아드리아 해안의 작은 휴양지 브렐라를 추억케 하는
싫지 않는 이 바람까지~
욕지도의 랜드마크 카페 서므로"
한쪽으론 망망대해인 바다를, 또 한쪽으론 한적한 섬 마을을 ,,
따끈한 차 한잔 마시다, 놀다가, 산책하다,자연을 감상하다가..
하루종일 여기서만 놀아도 좋을 이 곳~
5시 40분 통영 여객터미널 앞에서
자동차 바퀴 한번 굴러가는데 10분씩..
긴 연휴 분산될 줄 알았던 사람들은 다 통영으로 모여들었는지,,1시간째 제자리 걸음만 하다가
통영 시내 빠져 나가는데만도 2시간이 걸린다는 112 경찰관의 안내를 받고서야
차를 갓길에 세워둔 채로 우린,
거제도로 향하려던 애초의 계획은 접고 카페에서 마냥 죽치고 앉아 있어야 했다~
차가 빠져 나갈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