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스페인~

꼬르도바 2~

하늘,바다, 그리고 나 2015. 5. 3. 12:13

 

 

 

 

 

 

 

 

C O R D O B A ~

 

 

 

 

 

 

 

 

 

 

이른 아침..

가까이 있을땐 정작 단 한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옆지기로 부터 짧은 생일 축하메시지를 받고,,

위통은 그다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먼길 달려 온 여행의 피로까지 누적돼 호텔 저녁식탁에 나온,

 좋아하는 와인과 커피 한모금도 여전히 마시지 못한 채,

성난 파도처럼 급습한 피로로,

내 몸에 달린 내 팔과, 내 다리조차 샵의 마네킹처럼 잠시 떼어 놓았으면 싶다..,

눈꺼풀까지 돌을 얹어 놓은 듯 무겁게 느껴져~

 

 

 

 

 

 

 

 

 

 

 

 

 

 

 

 

 

 

 

 

 

 

 

 

깨끗한 골목을 접어드니,,

골목 양쪽 높은 담장 너머로 정원수들로 잘 가꾸어진 고급 주택들..

소위 부자들만 모여 산다는 서울의 평창동이나 성북동 입구를 들어서는 느낌이다~

저 높은 키에도.. 티클만한 곁가지 하나 달리 않은 이국적인 야자나무가

유난히 많은 정원이 있는 곳이.. 우리가 묵을 호텔이다~

여행 중, 그것도 내 생일에.. 가장 우아한 호텔에 묵을 생각하니.. 내내 위통으로 여행의 즐거움이

절반 이하로 뚜욱~~~ 떨어졌던 것에 대한 위로와 보상심리가..

 

자정.. 천근같은 몸을 침대에 뉘인지

 채 30분도 되지않아 왼쪽팔과 손등에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일어나서 모기려니~" 준비해간 연고를 바르고 다시, 잠을 청했으나,

이번엔.. 얼굴과 목에 미칠것같은 가려움으로 긁다가 어둠속에서 손을 갖다댄 목은 두툼히 부어 올라

모기가 아님을 직감했다~ 그 정체를 찾아  하얀시트를 들치니,

 흐릿한 시야에 불쑥 들어 온 알 수 없는 검은 물체를 본능적으로 내리쳤다.. 순간,

 그 녀석이 뿌린 하얀 침대시트 위의 선명한 핏자국들~

그제서야 머릿속을 언뜻 스쳐하는 유럽에 서식한다는 bed bug다~

 새벽 3시.. 프론트에 항의를 해 봤으나, 룸을 바꿔주는 일 외엔..

마땅한 약조차 주질 않았고.. 인터넷의 숱한 악성 베드버그 정보에 더욱 공포에 떨며..

 그렇게.. 생일이였던 그 날밤에 우아한 호텔에서의

편안한 잠자리를 꿈꿨던 내 소망은 물거품이 된채.. 긴긴 밤을 베드버그와의 전쟁으로 보내야 했던

이름조차 기억하고 싶지 않는 이 호텔~

 

 

 

 

 

 

 

 

 

 

 

 

 

 

 

 

 

 

 

 

 

 

 

 

 

 

 

 

 

 

 

 

 

 

 

 

 

 

 

 

 

 

현대에서..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골목들..

 

처음 여행가는 것도 아닌건만..

사랑빼면 시체인 언니들이 챙겨 준 여비로.. 진주가 유명하다는 꼬르도바에서

꼭 맘에 드는 귀고리를 하나를 발견해 사는 여유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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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높은 하늘에 햇살이 따뜻했고..

일행들은 볼거리. 먹거리. 여행의 즐거움에 도취해 있을때..

난,,  힘들었던 기억밖엔...

 

잘 있거라~ 꼬르도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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