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가족여행

고흥기행 2~

마린블루 2018. 4. 9. 19:15












소록도와 나로도~













년 중 길어야 일주일 남짓,벗꽃의 절정을 만끽하기란

길에서 우연히 첫사랑을 만나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인것 같다~

어렵사리 날짜 잡아 왔는데..

어느해는 이미 져 버렸거나, 또, 어느때는 덜 피었거나...

모처럼 만난 벗꽃길에서 중년의 커플들은 무리를 지어

인증샷 남기기에 바쁜데..

촌스럽기 짝이없는 우린 멀찌감치서 그들을 바라보는 재미가 더 크고,,


영 내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벗꽃길을 지나,

달리는 버스안에서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 차창 밖으로 만난

바다 너머 파란 하늘과 구름~ 소록도다~























소록도에 내리자 마자

날씨는 마법에 걸린것 처럼 세찬 바람으로 날려 버릴듯 성을 낸다~

몸을 지탱하기도 어려울만큼 말 그대로 바람속을 뚫고 걸어 가는데

문득, 이 땅에 한 많은 원혼들의 울부짓음은 아닐까 ..

먼 바다는 평온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데,

가까이 해안은 검은 진흙 파도가 삼켜 버릴듯 성을 내며 다가온다~

내 생애 처음 겪어보는 바람이다~

















단  종  대

                                                        


그 옛날 나의 사춘기에 꿈꾸던 사람의 꿈은 깨어지고

여기 나의 25세 젊음을 파멸해 가는 수술대 위에서

내 청춘을 통곡하며 누워 있노라

장래 손자를 보겠다던 어머니의 모습

내 수술대 위에서 가물거린다

정관을 차단하는 차가운 메스가 내 국부에 닿을 때

모래알처럼 번성하라던

신의 섭리를 역행하는 메스를 보고

지하의 히포크라테스는 오늘도 통곡한다.


                                                  이 동~




구수한 남도의 억양으로 종종 걸음을 쳐가면서도

가이드가 읊어대는 소록도의 나환자였던

이 동"이라는 사람이 지었다는 이 싯구절이 바람을 따라

내 심장에 날카로운 메스로 다가온다 ~


 겨우 꺼내 폰으로 남긴 소록도의 몇 장면 -

베터리 마저~ㅠ





































언젠간 다시 찾을 날 있겠지~

찐한 남도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 이 집~



























소록도>> 거금도>> 애도>> 나로도






수 십년 팍팍한 시대를 함께 살아 냈고,

함께 살아 오고, 남은 생을 함께 살아 가야 할..중년의 평범한 부부들이 모여,

평범 이상의 메너로,

실로, 오랫만에 배꼽 빠지도록 특별한 웃음을 줬던,

스물 여덟쌍 부부들께

고맙고 빗진 마음만 남았던 고흥여행~

이런 여행,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 처음인지라 출발하기전 걱정했던

 마음은 싸악~ 사라지고..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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