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유럽 배낭 여행기/이태리

다시 만난 베네치아~

마린블루 2017. 5. 24. 21:48









다시 만난 베네치아~




두 딸과의 배낭여행 이후,

4년만에 다시 만난 베네치아의 기억을 풀어 놓자니, 아픈 상처를 다시 헤집어 내듯 명치끝이 쓰려온다~

아직 5월인데도 예상치 못했던 고온에

3일째 베드버그의 후유증은 어떤 약발도 먹히지 않은체 가려움증은 최고조에 달하고,

여태껏 여행을 하면서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이 간절 했으니~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베네치아의 후끈한 공기는

가려움에 불을 짚히듯 머리밑까지 쭈삣뿌삣~

상처 부위는 주변으로 번져 가슴. 어깨.팔,허벅지는 혹을 단듯 부어 오르더니,

 발 뒤꿈치까지 번져가며 미칠듯한 가려움에 치를 떨어야 했다~

어럽게 큰 맘먹고 길을 나선 친구들에게 혹여나 여행에 방해가 될쎄라 애써 고통을 누르고 눌러 가며..

제일 심한 팔뚝을 긁지 못하게 수건으로 물을 적셔 묶어 간신히 진정시켜가며,,

가이드를 조용히 불러 더 이상은 참기 어려우니 병원 응급실이라도 데려다 달라고

 어렵게 꺼낸 내 말에

두 가이드는 이런저런 이유로 대놓고 시쿤둥이다~


 




























선착장에 내려,

많은 인파를 비집고 탄식의 다리를 지나 산마르코 광장에 이르는 짧은 구간

초 스피드 속도로 베네치아에 대한 현지 가이드의 간략하고 기름기 좔좔 흐르는 설명이 있은 후,

그의 목적은 오로지 옵션과 쇼핑에 있는 듯,,

일행들의 곤도라 옵션 챙기기에 바빠

잠시 기다려 달라"는 양해의 말 한마디 없이 선착장에 마냥 세워 둔다

 일행 하나쯤의 고통은 언제나 3순위~!


일단은, 병원 대신 새로운 약을 사서 발라 보기로 하고,

곤도라와 수상택시- 일행들이 옵션을 하는 동안 베네치아에서 내게 주어진 딸랑 한 시간,

두 딸아이와 보냈던 리알토 다리까지 혼자 찾아가 보기로 했으나,

미로같은 베네치아의 골목을 한번 들어서면 갔던 길 되돌아 나오기조차 쉽질 않는 걸 알기에 적잖이 겁이 났다~

어렵게 물어물어 찾아간 리알토 다리에서 인증샷 한 장을 남기고 돌아 오는데

똑같은 골목, 똑같아 보이는 상점, 똑같은.. 결국엔 길을 잃고 헤매~

찬찬히 여유있게 살피면 찾아 나왔을 텐데,,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중국계 이탈리아인이라는 시원한 이목구비의 여대생의 도움으로 간신히 정시에 도착한 산마르코 광장!

그나마 몇마디 영어가 통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 여기며,,

겨우 한달이 지난 지금은 그 친구의 이름도 잊었고, 인증샷 한장이라도 남겨 둘 것을~~~

























































3일을 묵고도 비싼 물가에 도망치듯 새기차타고 나오며

두 딸아이가 아쉬움을 남겼던 이 곳!

그 먼길을 달려오고도 베네치아에서의 여정이 딸랑 2시간이라~?? 부라노.무라노.리도섬,

본섬의 제대로된 아름다움조차 모른체,

딸랑 산마르코 광장에 서서 본 외관 두칼레 궁전이 베네치아의 다인양,

장님 코끼리 엉덩이 더듬듯,

곤돌라와 수상택시 하나에 즐거워 하는 일행들의 미소가 난 왜 그렇게 안됐던지..

혼자서만 속으로 안타까워 안달을 떨었다.


돌아와 겨우 한달- 베네치아에서의 악몽외에 그 어떤 기억도 없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와중에도 영혼없는 셔터를 눌러대며 적잖이 흥분 했었던 이유는

아마도, 어느새 추억이 되어 버린

내 인생에 가장 잘한 두 딸아이와의 배낭여행.

그 때 그 여행. 그 기억 때문이였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