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들/꿈을 그리다~ 238

아크릴 과일 일러스트

인테리어 AS기간 만료를 두고, 도저히 적응되지 않는 이 목문에 애초 시안대로 수정을 요청했더니, 젤 중요한 격자무늬도 생략하고 공사판에서 주워왔을법한 베니아판 하나 덧데어주고 끝! 요즘 꽤나 자주 찾아오는 불면의 밤은 이럴때 아주 유용하다. 밤새 내내 방안을 연구하다가 찾아낸 건, 시선을 돌릴 그림을 그려 넣자" 수제차 재료로 쓰는 과일 일러스트를 결정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물감 두어가지 짜서 한 나절만에 슥슥~ 오!나쁘지 않아~ 시선 돌리기엔 성공이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겨우 열 일곱살~ 순수 국내파, 반 클라이번 콩쿨 최연소 우승~ 라흐마니노프곡 신들린 연주, 리스트 전곡 연주, 산 속에서 피아노만 치고 싶었을 뿐인데, 먹고 살려면 돈이 필요해 하는 수 없이 콩쿨을 참가 했다는 독특한 우승소감을 밝혀 세상의 뭇사람들 이목까지 끌게한 천재 피아니스트. 유명세, 명예는 관심없고 작곡가의 의도를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을지만 고심한다는 속은 도인, 모습은 진심,순수 1000이 전해지는 아이. 소름, 전율, 긴장, 집중,황홀.. 그 아이의 연주를 볼때면, 모든 세포가 일동차렷이다. 21세기 한국이 낳은 베토벤" 내가 붙이고 싶은 별명이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윤찬이. 사랑스러운 우리들의 윤찬이. 존경스런 우리의 윤찬이.

크로아티아, 베르겐

왼쪽으론, 아드리아해, 오른쪽으론, 올리브나무밭 사이로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낮은 마을들~ 뒤론,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올랐다는 골고다 언덕을 연상케하는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황량한 바위산이. 두브르브니크에서 스플리트까지 가는 길의 버스안에서 봤던 풍경들이 눈에 선하다. 베르겐으로 들어설 무렵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씨는, 차분하다 못해 우울감 급상승모드 전환- 그리그의 음악을 꼭 닮아 있었다. 베르겐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플뢰엔산 전망대에서 9시방향 그 어디쯤에 있다는 그리그의 생가가 있다는 말에 그의 창작 감성을 짐작해 보고, 그의 음악이 어두운건 이 베르겐의 날씨탓은 아닐지~ 떠나오는 길, 굵어진 장대빗속에서 가이드가 즐려준 솔베이지의 노래가 그때처럼 처절하게 가슴을 후벼팠던 적은 없..

선물~

used woodplate. acrylic 애호박전,가지무침,꼬막무침,열무김치.. 갖가지 나물반찬에 고등어조림이 특히 맛있는 또올래밥상. 조그만 식당안은 온통 영웅이 사진으로 도배, 영웅이 노래만 흘러나온다. 내가 유일하게 커피 배달해 주는 이웃. 봄 어느날 이른 오전~ 커피 두잔 시키기에 서둘러 배달 갔더니, 갓 무쳐낸 봄나물과 서리태 듬뿍 넣어 갓 따끈한 밥까지 싸서 나물 좋아하는것 같아서 주는 거라며 건내준다. 음식의 맛도 맛이지만, 정성,그 마음에 감동해 빚진마음 두고두고 몇달 간직하고 있다가 집에서 쓰다가 버리려 둔 도마에 뭘 그릴까 고민하던 중, 한쪽면은 복을 가져다 준다는 해바라기, 다른 한쪽면은 영웅이 노래하는 모습을 손님없는 시간에 한나절 그려서 나도 식당안에 슬그머니 놓고 오니, 사장님..

서해바다 어디쯤~

가볍고 멜랑꼴랑한 플라스틱&고무같은 질감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아크릴물감에 자꾸 빠져들고 있다. 손님없는 시간, 테이블에서 느낌이 오는대로 대충 슥슥~슥슥~ 말릴 시간 필요없고, 언제든 수정 가능하고, 냄새마저 없고, 완성까지 겨우 30분이면 오케이~ 성질급한 내겐 딱~ 빠른 완성도 아크릴 매력에 빠지고 있다. 불쑥 바다 보고 싶은 마음에 일몰지기 직전 빛이 반사되는 서해바다 어디쯤~ 슥슥~ 대리만족 중~

이병규선생님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오솔길을 걸어서... 22년 3월의 마지막 날~ 선생님은 별이 되었다. 내 생에 그토록 순수한 분을 또 만나기는 어려울 듯, 미인을 참 좋아하셨지~ 본능적으로..대 놓고.. 그다지 여자다워{?} 보이지 않는 내가 선생님의 레슨 손길 한번 받기란 가뭄에 콩나듯 일년에 한 두번쯤.. 예쁜 학생 레슨은 대놓고 유독 오래 하시던 분. 그러나, 그 외 다른 차별은 전무하셨던 분이기에 다들 좋아하셨던 분. 특히,산과 바위 그림의 시원한 붓질의 흔적이 작품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선생님의 그림을 다시 볼 수 없음이 너무 안타깝고 가슴아프다. 슬픔은 지난 몇달간 미리 가불해 썼던터라 마지막 인사하러 가는 길은 그냥 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