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 해운대
행여~" 하는 스쳐 지나가는 불안은
종종, 무섭도록 정확히 맞아 떨어질때가 있다. 이번처럼,,
기차표와 호텔 예약을 진작에 하면서 아마 이 동창모임이 캔슬 될것같은 불안이 스치며..
그래도 여고 수학여행 이래, 강산이 수차례 바껴서야 부산을 다시 찾는다는 꿈에
설레임은 그대로 두기로 할즘, 겨우 삼일을 남겨두고 광화문발 거리두기 2.5단계 발령!
모임캔슬이 뭐 대수일까~ 생계를 이어가는 상점들도 문닫아야 하는 판국에..
밴드에 올라온 캔슬 전보에, 의도치 않게도 나홀로 여행을 하기로~!
또 다시 기약없는 집콕으로 찾아 올 무기력에 대한 두려움에 차라리 Go~!
오랫만 기차여행에 한껏 빠져볼만하니
어느새 부산역이란다. 빠르고 편하고 너무도 매력적인 SRT
늦은 점심을 먹으려 들린
국제시장내 양가네 칼국수집~경기와 부산, 지방간의 의사 불통으로 잔치국수면을 삶으신
주인 아주머니 제대로 주문을 하지 않았다며 몇차례 역정을 내시는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쁘질 않다. 광화문발 2.5단계에 화가 단단히 나셨는지
다짜고차 내 종교부터 물으시더니 내 종교가 뭣이던간에 상관없다시며
장사 좀 될만하니 이 모양이라고" 이번엔 맞장구도 쳐 드렸다.
그 와중에도 내 칼국수 국물이 부족해 보이는데 육수 왜 더 달라 안하냐며
뜨끈한 육수 한 대접 부어다 주신다. 직접 담그신 김치에 찐한 국물맛이 일품인 이 칼국수가
단돈 4천원+잔치국수 삶은 값이라고 하면 안 받으실까봐 국수가 너무 맛있어
팁 1천원 더 얹었다고 하니 팁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아주머닌 두어번 거절하시더니
일에 쩔어보이는 축축한 손으로 꼬깃꼬깃한 앞치마 앞주머니에 받아 넣으시는데
내 가슴이 왜이리 짠한지..
노동의 댓가만큼은 이윤으로 돌아와 최소한 생계앞에선 절망의 늪에 빠지지는 않는
소시민이 잘사는 세상-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헉~ 여기가 해운대??
호텔에 짐을 풀고, 해지기전에 서둘러 해변 산책을 나서는데,
해변이 아닌, 수평선이 아닌, 자꾸 저 높은 빌딩으로 눈이간다~
내 해변 산책에 내 시선을 방해하는 저 빌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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