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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 복판에서~

유난히도 춥고 혹독한 올 겨울~ 눈도 잦고, 최강 한파도 잦고, 카페 수도가 얼까 매일매일 수도꼭지 점검에 노심초사 나같은 소시민들에겐 당근 여름이 낫지~" 조금만 더우면 또 변덕을 부릴 마음이 그 새 여름을 그리워하고~ 고드름,고드름,수정 고드름~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여름에나 어쩌나 맛 볼수 있었던 아이스크림 하나에, 세상 다 얻은듯한 행복감에 빠졌던 유년시절~ 겨울이면 처마끝에 달린 고드름을 까치발로 뚝뚝 따서 누가누가 더 긴가 내기해가며 아이스크림인양 함께 아작아작 깨물어 먹던 동무들~ 쌓이는 눈 치우기에 급급해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퇴근길에 무심히 눈에 들어 온 이 고드름이 나도 잊고 살았던 내 유년시설을 파고든다. 이 맘때면, 고드름 주렁주렁 열린 고향집 양지바른 처마끝 아래서 뒷방 윗목에 ..

해바라기

10여년전, 그 해 여름 어렴풋한 기억에 부다페스트에서 크라크프로 가는 길이였다. 9시간 긴긴 버스로 이동중, 맨 뒷자리에 앉아 중간중간 마른바게트, 토마토 몇개와 맥주로 끼니를 떼우던 중 남자 버스안내양이 다가와 묻던 그 질문은, 너 알콜중독자냐?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에 당황해 어찌할바를 몰랐던 일이 떠올랐다~ 물이 너무 맛이없어 평소 마시지도 않던 맥주로 대신했을 뿐인데.. 맥주캔을 신문지도 싸서 마셔야 했던 걸 몰랐다. 공공 장소에서 맥주를 마시지 않는 문화를 몰랐던 무지에서 벌어진 일이였다. 그렇게 버스안에서 허기를 떼워가며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폴란드 국경쯤에서 봤던 해바라기 들녁이 생각나, 전시중인 작가의 작품에 내 추억을 담아~ 요즘 다이소에 들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로, 나무 쟁반이나 냄..

인형의 꿈~

한 단어로 떠올려지는 한 사람이 여기 있다. 아름다운 그녀! 특출난 외모도, 말씨도, 솜씨도,마음도.. 인형의 옷은 물론, 양말, 속옷,소소한 장신구까지 직접 만든. 잠이 오지 않을때나 한가할 때, 인형들 옷갈아 입힐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 연말,연시를 맞아 특별한 전시를 계획했다. 워낙 조용한 동네기도 하지만, 올 겨울 유별스레 추웠던탓에, 두 달간 전시기간내 관람자들이 너무 적었던 것이 안타까웠던 전시회.

박희정작가전시회

갤러리카페를 운영하는 최대 장점은, 다양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의 수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런점에서 난, 리움미술관 관장도 그다지 부럽지 않으니~ 자아도취이면 또 어떠랴~행복의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니. 갤러리카페를 일 여년쯤 운영해 본 결과, 지인에게는 절대 미리 전시 권유하지 말 것!! 늘, 내 의도와는 빗나가는 전시결과- 영업이익을 목적으로 하지않는 무료전시임에도, 그림이 안 팔리면 딜러 역활인 내 탓, 그림이 팔리면 딜러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지루하지만 내 그림만 걸리면 좀 어떠랴~ 시.나.브.로. 가자~

그 해 여름 저녁, 툰드라

정방 12호가량 나무판. acrylic 오산천에 산책을 하다 무심히 눈에 들어 온, 바람결에 흔들리는 수양버들 한 두가닥 느낌만 살짝 표현하려 했다. 의도대로 나오질 않아 뭉갰고, 큰 붓으로 가을 자작숲 느낌만 남기려 했으나 고목나무 숲이 되어가는 것을 다시 뭉갰고, 정말, 이번엔 무심한 길 한 가닥 내어놓자 해 놓고.. 비워내는 일이 이렇게도 힘든가~ 손 가는대로 느낌 가는대로 그리고 보니,이 곳은.. .. 피오르가 많은 노르웨이 북쪽에서 오슬로로 가는 길에 하루종일 넘었던 툰드라의 여름저녁. 준비해간 패딩이 무색했던 2018년 그 해 여름, 선풍기조차 없는 현지인들도 당황해 어찌할바를 몰랐던, 북극권에 가까운 온도가 28도. 빙하는 이미 녹아 높은산 곳곳 매마른 상체기만 남아있고, 수천년 얼어있던 툰..

시월에 마지막 날에`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수 십년전 처음 올라 와 본 화성에 반해서, 수원 언저리에 살고 싶었던 작은 소방을 이루고 있는 지금~ 매년 사월과 시월 두번은 오르자 스스로 약속한 곳. 어영부영하다 가을을 놓칠까 급히 잡은 수원화성순례~ 걷기를 두려워하는 친구들 덕분에(?)순례랄 것도 없이 겨우 창룡문에서 방화수류정까지였지만, 가을 간이라도 살짝 봤다는 생각에 내겐 큰 위로였다. 매번 정조 대왕님께 감사편지라도 쓰고 싶은 마음이다. 한때는 사진 찍히기를 좋아했던적도 있었다. 아마도 철모르던 젊은 날... 가끔은, 오늘이 가장 젊다"는 말에 내 흔적은 남기고 싶을때가 있다. 오늘처럼. 모든 뉴스체널 off. 눈 감고, 귀도 닫고, 마음도 꼭꼭 잠궈 두기로. 어제 저녁에 그 곳의 그 일은. 감정이입 1000%인 내..

단풍놀이 가자~

얼마전, 아파트 재활용장에서 발견한 나무액자 두개. 가져올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카페 한 구석에 잘 모셔뒀다 뭘 그릴까 고민하던 차에, 단풍놀이 가는 수다 삼매경인 손님들 대화를 엿듣고 갑작스레 붓을 들어 그린 단풍나무 한 그루. 핀터레스트에서 본 시몬슨님의 작품이 잔상에 남아~ 요즘 매료되고 있는 단색화와 검은선 매력에 빠져~ 최대한 심플하고 그리자 해 놓고, 이것 저것 채워 넣는걸 보면 비워내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듯.. 올 가을은 오산천, 여울공원 산책으로도 충분한 걸 보면 내 활동반경이 100km >> 4km로 줄어 들었다.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시간...

에어비엔비 하.바.나

작업실로 쓰려던 3층을 비워둔지 꼬박 1년이 지났다. 길어지는 코로나 상황, 조용한 입지적인 여건에 손님 발길은 거의 뚝~ 최저 목표치 일일 스무잔 판매는 어려울 듯, 1.2층 카페가 왠만큼만 돌아가면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려던 계획을 수정해 손님의 추천으로 큰 기대없이 에어비엔비를 오픈한지 3개월째~ 생각지 못했던 잦은 예약 문자소리에 어리버리.. 새로운 경험은, 늘 긴장과 함께 동반하는 야릇한 짜릿함도.. 서두를 일도 아니고, 욕심 부릴것도 없고, 열에 한,둘쯤 있는 진상 게스트들은 나머지 8할로 덮고,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하다. 청소하는 시간도, 수건,침구 세탁하는 시간도 고맙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영혼없는 입발림쯤으로 여겼던 감사"란 단어. 내가 언제부터 이 단어를 쓰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