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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라호텔, 올레 10코스~

급히 제주를 온 이유는 지난해 홈쇼핑에서 호텔숙박권을 끊어 둔것이 만기가 다 되가는 이유가 크다. 흔한 시내에 층고 높은 호텔은 매력을 못 느끼던차에 목가적 풍경에 고민할 것 없이 결정한 단모라리조트호델- 평수 용도에 따라 낮은 몇개의 동으로 나뉘어져 있고, 동마다 이름이 꽃 이름으로 되어 있어 더 정감이 가고. 오렌지색 쟈스민동 2층 침대에서 산방산이 한 눈에 다 들어오는 뷰 좋은 방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 마라도행 배편을 끊어두고, 한시간 반의 여유시간을 올래 10길 유유자적 둘은 무우밭 구경에 빠졌다. 생무우를 유난히 좋아하는 남편은 군침을 흘리는데.. 밭 주인이라도 만났더라면 무우하나 사서 안겨줬을텐데..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이라곤 보이질 않는다.

김창열미술관

번번히 일정과 동선이 맞지 않아서 들리지 못했던 김창열미술관- 공항에 내리자마자 첫 일정을 잡았다. 생명의 근원, 어떤 그릇에도 다 담길 수 있는 물의 유연함, 그 매력을 말해 뭣하리~. 수년전 우연히 접한 김창열 물방물을 보고 꼭 들려 보고 싶었던 김창열미술관~! 한동안 제주여행이 뜸했던 이유는, 항공권,숙소,렌트카 모든것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하는것이 점점 부담스러웠졌던것 같다. 이틀간 적잖은 시간을 투자해 최저가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족할만한 가격으로 어리버리 간신히 예약을 끝내고. 이저껏 한번도 제대로 챙겨보지 못한, 결혼기념일이 맞물린 핑계거리도 딱인지라~ 실은, 남도의 봄여행을 가고 싶었으나, 둘 다 운전이 눈에 띄게 둔해져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러워진데다가, 최근들어 자주 발생하는 자동차 급출발..

와우정사

세번째 방문이다. 국내에선 보기드문 형태의 사찰이다 무엇보다도 가깝고, 방문할때마다 새롭고 신선한 와우정사. 원숭이, 코끼리, 작은연등, 십이간지동물,오백나한석불... 유달리 동남아 방문자들을 많이 찾는 이 곳~!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아서 공덕이 쌓인다는, 마니차를 돌리는 정성 0.2%와 바램 99.8%로 짧은 기도를 드렸다. 올해안에 부디 엄지의 결혼소식을 듣게 해 달라고.. 내가 휴무일인 매주 월요일이면, 이번 주는 뭐 할거냐?고 묻는 남편은 마치, 엄마의 일요일을 기다리는 어린아이같다. 이전엔, 친구, 언니, 지인들과 보내던 날들을 이제는 남편과 보내는 휴일이 가장 편안하고 좋으니~~~ 내곁에 남을 유일한 한사람은 배우자뿐이라는 사실을 안, 불과 몇전전부터 내가 빨리 철들어 참 다..

breakfast

지난해 6월 남편의 퇴직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나를 위해 차려주는 아침밥상이다. 인덕션위에 내가 일어나는 기상시간에 맞춰 타이머를 세팅해 두면, 10시 30분 Anylin과의 영어 수업전에 따끈한 누룽지에 현미쌀눈을 뿌려 계란반숙과 아무런 소금간도 하지않는 두부 한쪽과 과일 두가지와 파프리카 반개. 최근 몇달간, 번번히 부러지고 상하는치아로 고생을 했던터라 단단한 과일은 최대한 잘라 세팅해주는 섬세함까지. 가끔 현관에 신발은 한켤레이상 두지 마라, 과일깍은 껍질은 싱크대 안에 두지마라" 잔소리도 심해지긴 했지만, 아무런 기대도 없었던 집안살림을 꽤나 잘하고 있어서 놀랍기도 하고, 비즈니스와는 거의 거리가 먼, 정오가 가까이나 되어서 출근한다는 명분아래 지금은 거의 날 집안일에 손놓게 만들었다. 지난 세월에..

카테고리 없음 2024.02.20

자매동산

지금까지 실현 불가능한 꿈을 꿔 본적은 없었다. 반은 일궈 놓은 거라 실현될 줄 알았지. 언덕 위, 햇살 잘 드는 남향으로 나란히 다섯채의 집을 지어, 늙어가면서 오손도손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비오는 날이면 김치전에 막걸리 한 잔하며, 같은 부모아래서 자란 어릴적 추억 하나씩 꺼내서 안주 삼아가며, 그렇게~~~ 모두 같은 꿈이였기에, 우린 더 애틋했고, 더 갈망했고,, 목적지는 같은 하나였는데..~ 너무 버겁다. 혼자 이끌어 나가기엔.

샤프란블루 가는 길

6호 oilpainting 찬란한 어느해 5월, 불시에 떠난 터키, 샤프란블루 가는 길에~ 미 서부 건막같은 풍경을 닮은, 저녁노을에 붉게타던 잡풀속 양귀비들녁이 어제일처럼 생생히 내 뇌리 영상으로 남아있다. 샤프란블루에서 잠깐 만난 모나리자 미소를 닮은 히잡쓴 소녀 생각에.. 재활용 캔퍼스에 붓 가는대로 그리자니 생각도 못했던, 그 붓길 닿은 곳이 샤프란 블루.

정물

코로나가 끝나면 괜잖아지겠지~"하던 많은 소상공인들을 기대와는 달리 최악의 불경기에, 착한 가격에 진한 국물맛이 일품인, 그 흔한 일회용기 쓰지않고 굳이 번거로운 식기에 담아 배달해주던 칼국수집도, 직접만드는 식빵이 일품이라 늘 찾던, 단골 베이커리카페도 여기저기 눈도장찍던 가게들마저 하룻밤사이 묻을 닫고 있는 상황이 적잖이 놀랍고, 내 일같이 속이 쓰리고 아프다. 긴긴 코로나로 밤 문화가 없어졌고, 혼자 노는것에 익숙해졌으며, 근근히 버텨오든 자영업자들은 더 악화되고 있는 최악의 불경기에 더는 버틸 여력이 없어 폐업"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나마 옆지기와 한 달 외식비정도 나오던 이 카페도 나라고 다를바가 있을까~ 에어비앤비마저 매우 조용해졌다. 비우는 것에 많이 익숙해진터라, op..

블레드성 인 슬로베니아

재활용 나무도마에 그린 아크릴화      벌써 10년전의 일이다.유럽의 유래없는 더위로 40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태양아래,여린 두 딸이 블래드성을 향해한번도 경험없는 작은 배로 노를 저어갈때,엄마란 사람은 겁에 잔뜩 질려, 뱃머리에 앉아만 있다가섬에 발을 딛고서야 저 아름다운 풍광이 온전히 눈에 들어왔던 일이..그 때 처음으로 아들없는 아쉬움을 느꼈었던..그 때가 참 좋았지~ 홀로, 그림 그리다가,홀로, 내 좋아하는 음악 볼륨 잔뜩 올려 듣다가,홀로, 운동가고,홀로, 넷플랙스로 영화보고..연말, 어쩌다보니 그 흔한 송연모임 하나 없이혼자 놀아도 전혀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는 내가 참 기특하다.세상과 거리를 좀 두니 이렇게 평화로울수가~비워낼줄 아는 지금이 더 좋다.고독을 즐기는 지금이 더 좋다. "인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