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트 비체 상류
손을 담그면.. 옥색이 묻어 날것 같은 이 물 빛깔~
이런 빛깔을 감히 어디서 볼수 있을지~~~
물고기떼 노니는 이 호수에.. 요정이 살것 같은 옥빛 호수에..
감히, 인간이 근접해서는 안 될것 같은데..
여행을 떠나 온지 어언 한달 가까이~
대부분의 끼니는.. 마른 바게트와 요쿠르트에 맥주 캔 하나, 잘 먹어야 겨우 샌드위치.
아랫배는 쏙~!! 얼굴은 헬쓱해 가는데..
낯선 여행지로 길만 나서면 기운은 펄펄 ~~~
호수에서 흘러 나온 작은 개울 바닥 빛깔이 신비롭다~
나무 다리밑에 물고기들은 상류로 나란히.. 나란히..
물에 비친 그림자 놀이에 두 딸은 어허라 디야~~
비취 호수에 초록 녹음..
그리고.. 사람~!!
신이 아니고선..
이 빛깔.. 이 경치를 도저히 흉내 낼수 없을 듯~
숲 속으론, 우리가 탈 배 선착장이 보이고..
백옥같이 하얀 피부에 금발머리..
모자에 빨간 꽃을 단, 서너살 배기 이 쌍둥이 꼬마 숙녀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허럭없이 사진 찍는다 뭐랄까봐 멀리서 살짝 담아 보고..
한 여름에도
플리체 비트 숲속이 춥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갔는데.. 이 날 기온도 37.8도는 넘은 듯 무덥기 짝이 없고..
유람선 우리 앞자리에 앉은 이 젊은 연인들은 찐한 키스신에
과도한 스킨쉽 까지 꼭 껴안고 있어.. 울 엄지는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오~!! 보기만 해도 더버~! 떨어져~ 플리즈~~~
장난기 발동 한 두 딸~
여행 내내 단 한번도 의견 충돌없이 사이좋게 지내는
남다른 우애에..
바라보는 이 엄만, 그저 행복해~
우리가 타고 온 유람선을 떠나 보내며~
여기 저기 작은 폭포도 있고..
나도..
플리트 비체의 한 부분이고 싶다~~~
이 작은 폭포의 마르지 않는 물 줄기여도 좋고.. 쪽빛 물빛에 노니는 한 마리 물고기 여도 좋고..
그 물고기가 잠시 쉬어가는 수초여도 좋고,. 이 숲에 이는 한 줄기 바람이여도 좋다~~~
이 호수위에 잠시 머물다 가는 한 점 구름이여도
좋.으.련.만~~~
눈도.. 맘도 정화되는
크고 작은 이 호수들을 따라~~~
이 숲길을 마냥 걷고 싶어~
이 수초위에 노니는 물고기 떼의 행복을 감히,,
짐작 해 보고..
이 호수는..
구채구의 그 물빛.. 그 나무를 닮아~
생명을 다한 이 나무조차 아름다움 그 자체~
플리트 비체 호수 샅샅이 다 돌아 놓고도..
난, 뭔가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두 딸을 올려 보내고,,
재 입장 할수 없다는 공원 직원의 만류에도 잠깐이면 된다고.. 딱 30분이면 된다고..
간신히 허락을 얻어 다시 호수를 내려 왔다~
해질 녁 호수 선착장은..
많은 관광객들이 빠져 나가고 고즈넉하다~
행여나~ 내 새삼스런 발걸음이, 이 숲속 주인들의 휴식을 방해 할까 숨 죽여가며..
혼자서.. 이 곳 저 곳을 헤집어 본다~ 새 소리.. 바람 소리..물 소리..
새벽에 다시금 오리라~ 물론, 지키진 못해지만..
구채구와 플리체 비체~!! 난...
지구상의 최고의 물빛을 다 보았다~
천상인지.. 신선인지..
해 질녁 이 숲속, 이 호수에..
쪽배 위의 연인 한쌍.. 아름다운 그들의 데이트가 마냥 부러워~
호숫가를 따라 난 이 길가엔..
어여쁜 야생화들이 지천이고~
햇살 잘 드는 민박집 앞 뜰에서
친절하신 할아버지,할머니와 인증샷을 남기고..
눈치로 보아하니, 헤어 질때 하는 크로아티아 인삿말이지 싶어 따라 했더니,
두 아이의 재롱과, 그 작은 제스츄어에도 마냥 즐거워 하신다~
기념으로 천원짜리 한장 드렸더니,
따님이 현지 숲에서 나는 버섯과 나무에 그린, 플리트 비체 그림 두점을 선물로 받고~
여기가 예제르제 끝이라는 정지(/) 표시란다~
길에서 색다른 풍경을 만나고..
길에서 낯설은 사람을 만나고..
길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홀연히.. 혼자 떠나 올 수 있는 여행이면 그 또한 좋으리라~~~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언어는 그렇다 치고,
젊은 애들 만큼 정보 검색에 어두우니, 교통편에서 부터 숙박 예약까지,, 내겐 아직
넘지 못할 산으로 여겨지는데..
고슴인, 이 엄마 능력을 과대 평가해선지.. 아님,
긴 일정에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 지쳐선지..
내가 제일 어려워 하는 부분을 맡으라며 서서히 짜증 섞인 목소리가 늘어 간다`
그러잖아도, 나이의 한계에 부딪혀 자괴감에 빠져 있는데..
딸 아이의, 까칠한 말 한마디에도 마음에 상체기가 나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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