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 322

산막이 옛길

이번 겨울 동남아 한달간 여행이 리더의 건강문제로 취소되고, 대안으로 예약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이집트 여행도 취소됐다. 은퇴후 짜 놓은 계획이 다 어긋나는 바람에 룸메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라 급조로 가을바람이라도 쏘이자고 떠난 산막이 옛길. 인생이 예정대로 흘러만 간다면서.. 운전도 눈에 띄게 어눌해 져 먼길 운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고, 예약이니, 짐 꾸리는 것조차 귀잖아 졌다. 후보에 올랐던, 지리산 둘레길,제주,강화를 다 돌아 개인사정으로 쉽니다" 카페앞 안내문구 하나 딸랑 남기고.. 급히,당일로 갔다 올 수 있는 이 곳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농부의 농심이 보이는 무 밭 눈길에 자꾸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 한장 남겨보고. 조선중기 을사사화로 귀향간 노수신의 귀향지 수월정을 지나~ 감..

독산성

지난 여름, 미친듯이 사람을 삶아대더니, 몇일 사이 가을이 성큼. 공기질도 굿, 하늘도 청명하고 바람도 꽤나 서늘하다. 긴긴 추석 연휴- 명절이라고 해서 딱히 찾아 뵐 부모님이 계신것도 아니고, 긴 연휴라고 해서, 어딜가나 사람많은 이때 딱히 어디 갈 엄두는 더군다나 내질 않는다. 딸들은 말 한마디 없더니, 물 건너 괌"이라며 단톡방에 딸랑 보내 온 사진 한장.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명색이 명절인데, 다 큰 딸들한테 명절 과일한박스쯤 기대하는 건... .. 罪다. "자식의 행복해 하는 사진 한장"이면 부모에게 최고의 선물인 줄만 아는 아이들. 내 탓이요!!! 명절인데, 딸들 얼굴보기도 어렵네" 무심히 내뱉은 남편의 말은 결코, 무심하질 않다는 것을 안다. 사소한 것에도 서운함이 많아지는건 늙어간다는 ..

길을 떠나다~ 2023.10.05

동해>>경포

탁트인 오션뷰 맛집인 옥계휴계소. 젊은 남녀의 달콤한 데이트가 방해될까 봐 얼릉 전망대를 내려 왔다. 아무도 의식하지않고, 머리가 아닌 가슴이 움직이는대로.. 신이 만들어 놓은 음양의 조화대로 자연스러운 이 행위가 참 부.럽. 다~ 이 생에서는 내게 도저히 불가능한. 홈쇼핑에서 예약해 뒀던 동해비치호텔 오션뷰는 아니지만 깔끔하고 가성비 좋고. 요즘 부쩍 아침잠이 줄어들었다. 아침 6시- 평소때라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이다. 흐린 날씨에 일출보는 기대는 접고, 경포호수 산책을 나섰다. 이름을 알려고 들지도 않았다.경포호에서 동해쪽으로 운전해 갈때마다 스카이라인을 가려서 너무도 밉상이던, 볼품없이 두개의 콘크리트건물 위, 타 나라의 호텔을 흉내내 만든 수영장이 있는 디자인감각 1도 없는 이 호텔 ..

삼척 환선동굴 >>

예고도 없이 지나오는 길에 이정표를 보고 무작정 들른터라 모노레일 이용하는데 2시간 가까이 걸린다기에 환선동굴까지 걸어 가기로 했다. 바깥기온 아직 33,34도를 오르내리고, 50m쯤 오르다 쉬다를 반복해 겨우 오른 환선동굴. 총 길이 1,6km 생각보다 넓고 동굴 내부의 기온 11도에서 14도 아주 서늘해서 여름엔 피서하기 딱. 기대이상이다.

무섬마을

긴긴 코로나가 있었고, 부모님이 다 떠나고 안계시니 고향"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졌고, 이런저런 상처와 아픔이 있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접어뒀었고.. 꾀나 오랫만의 방문이다. 동문 체육대회를 핑계로 오랫만에 친구들도 보고싶었고, 얼핏이나마 고향마을 얹저리를 지나는데, 허리 한번 제대로 펼날없이 아버지가 일구던 논밭, 늘 앉아 쉬던 마을 어귀 정자와 두 분 나란히 잠들어 계신 뒷동산 언덕베기- 저 세상가서도 끔찍한 아들 사는 집 내려다보고 계시니 행복하시냐"고 깨워서 물어도 보고 싶다. 돌아가시면 안 찾겠다는 약속 지금껏 잘 지켜오고 있으니~ 잘하고 있는건가? 매정한 못된 딸년인가? ㄴ 무섬마을- 한 번쯤은 묵어보고 싶었던 곳이다. 머리를 이곳저곳 부딪쳐가며 두명 돌아 눕기도 어려운 작은 문간방에서 어찌어찌..

슬기로운 은퇴생활

지난 33년, 오로지 집에서 일터로, 일터에서 집으로.. 가장"이라는 무게로 앞만보고 달려온 남자다. 그다지 큰 융통성도, 배짱도 없고, 딱히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남들보다 큰 재능이나 언변도 없고, 작은 체구로 성실" 고것 딱 하나로 버텨온 세월이다. 애썼다! 수고했다! 참으로, 고생 많았다! 딸들에게 첨으로 받아본 용돈& 꽃다발에(앞으로 종종 좀 해라!!)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 순도 100% 순수남이다. 은퇴 2주차 - 얼리버드형인 그 남잔, 아침마다 내 아침을 준비하고, 이 것도 직장이라고 내 출퇴근을 시켜주며 처음으로 세탁기 돌리는 방법도 터득하고, 청소와 집안일을 알아서 도맡아하며, 냉동고 안이 지저분하니 어쩌니~ 가끔 잔소리에, 아주 가끔은, 사소한것에 발끈& 똥고집을 부리가며.. ..

하이볼 파티

맑은 어느날 저녁,루프탑 - 유난히도 화려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노을에 대화도 멈춘채 자동적으로 시선은 서쪽하늘로 고정. 중년의 단골손님이 묻는다. 저 노을을 그려 보는게 어떠냐고?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기에 이 모습은 神의 영역으로만 남겨두기로. 주로 주말에만 혼자 방문해 거의 책속에만 빠져 사는 그 손님은 또 묻는다. 人生에서 가장 좋았던때가 언제냐고?? NOW 돌아가고 싶은 젊은날이 있냐고? NO

어반스케치 직장인반

태풍이 지나간 덕분에 모처럼 서늘한 바람에 맑은 하늘, 요즘 보기 힘든 상쾌한 날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어반스케치 직장인반으로 구성된 햇살반이 루프탑에 한창인 장미축제를 하자 잡아 놓은 바로 그날- 미처 챙기지 못한 스승에 날겸 파티란다. 좋은 날, 내 영혼을 갈아넣은 이 손바닥만한 정원의 이것저것 쑤셔넣은 각종 꽃들과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모처럼 즐거운 시간. 오.늘.만.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