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 321

하바나공사4

어느것 하나 수월한게 없다. 나름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간판업체 또한 있는대로 속을 썩히니, 그 흔한 부식간판 제작이 뭐 그리 어려운 일인지.. 텍스트 디자인, 색상, 크기까지 도안을 다 넘겨줬건만, 간판 주문하고 달기까지 무려 두달씩이나 걸려. 어닝의 글씨 중간정열도 오류, 내 눈에만 보이니 그건 패스하고도 부식" 오래된"에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해, 두번씩이나 수정하고도 철간판위에 반질반질한 붉은 페인트칠만, 결국 현장에서 사포로 간판 철표면 문지르고 공사용 검은 페인트 군데군데 묻혀서 간신히 어설프게나마 오래된 느낌 억지로 살려서 달았으니..

하바나 공사과정3

6월23일 시작해 40일 일정으로 계획을 잡았던 인테리어 기간은 무려 4개월, 그것도재촉해서 겨우 마무리 지었다. 인테리어업자한테 넘겨준 도안만도 십여개는 넘을듯. 디자인 감각은 지하 수백미터 기술력은 지하 어디쯤~ 인테리어의 기본 상식 무. 성실도 하나 믿고 맡겼더니, 35도가 넘는 불볕더위엔 좀 쉬엄쉬엄 하란 내 친절은 독이 되어 공사하다말고 다른곳에 가서 공사하며 무려 4개월을 끌어~ 인테리어 두번만 했다간 내몸에 사리 한 양동이는 나올듯~ 1여년만에 기록을 남기자니 지난 기록 사진을 보는것만으로 힘들다. 방문하는 손님들 중 가끔 인테리어가 너무 맘에 든다고 소개해 달라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소개는 해 줄수는 있으나 그 분은 평생에 단 한건만 인테리어 해서 또 다른 공사는 힘들다고. 그건 바로 나..

금성대군신단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에 하바나 인테리어 공사로 내 육즙과 영혼을 갈아 넣고 있던 여름의 한가운데.. 세상의 재미있고 많고 많은일들 중에 평생 일 밖에 모르던 한 사람이 세상과 작별했단 소식에 내고향 영주로 향했다. 남은 사람들이야 아픔이 클테지만, 떠난 사람에겐 생로병사의 고행에서 자유로워졌으니 어쩌면 세상과의 이별만으로도 천국일수도~ 분명한건, 죽음이 결코 슬픔 100만은 아니란 사실이다. 매번 부석사 가는길에 지나치기만 했던 소수서원과 금성대군신단. 아직은 때묻지 않는 청정지역 이 곳~ 밤공기는 한여름답지 않게 냉랭하고, 하늘은 청명하기 그지없다. 집안 경조사란것이 옛이야기로 화기애애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한상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거나, 허접한 얘깃거리로 다람쥐 체바퀴돌듯 하고 또 ..

이천 이진상회

어느날 자고 일어나 보니, 자세마저 꾸부정한 중년의 남자가 서 있다. 세월의 흔적 고스란히 느껴지는 꾀제제한 중년의 여자도.. 이렇게 고마울때가.. 참 다행이다. 마스크로 다~가릴수 있어서.. 한입거리 밖에 안되는 빵한조각에 5천원 훌쩍 넘겨 순대국 한그릇 값이라며 선뜻 빵한조각 주워담지 못하는 남편. 촌스럽긴!! 이건 분위기로 먹는거야" 면박을 주긴 했지만, 내 속내도 별반 다를바 없었다. 무질서하고 난잡한 조형물들과 두서없는 건물 배치들이 참 아쉬운 이진상회. 지나가는길에 바람쐴겸 딱 한번만 들러 볼만한 곳!!!

여주 신륵사

10여년은 훌쩍 지난 일인것같다. 5자매 이곳으로 여행 왔던일이.. 365일 어찌 한결같이 좋을수만 있겠나만, 내 가장 큰 자랑거리가 2등가라면 서러울 우애였는데, 자매 농장에서 언니들이 고구마 심는 오늘 나만 여기 와 있는 사실이 목에 가시걸린듯, 찬란한 오월의 햇살에 선뜻 얼굴을 내놓기 망설여지는 이유는.. 군중속에 고독같은 외로움인지~ 나만 배짱이 같은 떳떳치 못함인지~ 힘든일 겪을때마다 뒤에 숨어 버리기만 하는 언니들에 여전히 나"만 총알받이라는 소외감 때문인지~ 언니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었는데.. 명치끝이 뭉근히 아파온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묵묵히 따라 나선 옆지기에 고맙고 미안할 따름. 300년이랬나?? 나도 소원을 적어 달았다. 마음의 평화를 달라고..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물향기수목원~

무릎이 나온 바지를 그대로 집에서 입던 차림으로, 화장을 하지 않아도 외출이 가능하고, 민망하거나 성난표정도 감출 수 있고, 굳이 얼굴을 알리고 싶지 않은 불편한 사람은 모른체 지나칠 수도 있고,, 마스크의 장점을 찾으려 드니 생각지 못한 장점들이 참 많다. 이렇게 환경에 적응되고 가고 있은지 어언 1여년~ 이러다 진짜 신인류 호모마스크족이 탄생하는건 아닐지~ Nov.15.20 누가 남기고 간 가을의 흔적?

길을 떠나다~ 2020.12.11

수원성~

Oct.30.20 의도하지 않고 불쑥 찾을때 즐거움이 더할때가 시월의 마지막밤을 하루 앞둔 주말 바로 이 날이다. 인생반환점을 돌면서부터 연례행사처럼 자의라기보단 거의 의무에 가까운 건강검진만 하고 집으로 가기엔 하늘이 맑아도 너무 맑아 불쑥 생각해 낸것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창룡문 신호등 하나 앞두고 방향을 돌린, 화성- 동문인 창룡문 성곽 언저리에 주차를 하고 남문방향을 따라 산책하는 짧은 코스를 택했다. 지동벽화 거리도 있고, 지동시장도 보고, 고질병 발목통증으로 성곽 전체를 걸을 수 없는 것이 진짜 이유지만, 이런 날, 겨우1.2시간코스 걷기를 마다할 내가 아닌데,, 장안문쪽 억새가 얼마나 아름다울텐데.. 아쉽다.아주 많이.. 좋아하는 여행을, 걷기를 제대로하고 살거면 무엇보다 건강"을 챙겨야 ..

길을 떠나다~ 2020.12.07